“좌우편 지경님네” “예” “예날 옛적 옛 소리 동아줄 디리는 소리 우럭~ 우럭~ 해봅시다” “예” 후창을 하는 지경 꾼들의 목소리가 성남의 큰 어른 둔촌 이집 선생 사당 앞마당이 떠나갈 듯 우렁찼다.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선창과 후창이 주고받는 후렴으로 동아줄 꼬기가 시작됐다.
“평원광야 너른 들에 우로 중에서 절로 자란”하고 방영기(이무술집터다지는소리보존회) 이사장의 선창이 시작됐다.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지경꾼들이 되받아 후렴 후창을 한다.
“육 척 칠 척 길고 긴 짚을 거꾸로 잡고서 추리고 추려” “곱게 곱게 추린 후에 동아줄을 디려보세” “동으로 열 발, 서로 열 발, 남으로 열 발, 북으로 열 발”
“디리세 디리세 동아줄을 디리세” 즐겁고 힘차게 굵은 동아줄이 완성된다. 동아줄은 지경돌에 메어 터를 다지고 고를 때 사용된다.
이어 당가래, 큰가래, 당태줄을 메어놓고 가래질 소리가 시작됐다. 선소리꾼은 좌·우편 역군들이 일심동력으로 힘을 모아 가래질(성토) 해 주기를 바라며 역군들을 부추긴다.
이어 지경 다지기가 시작된다. “좌·우편 지경님네” 하고 주변의 이목을 모은다. 힘차게 대답하는 지경꾼들에게 다시 요청한다.
“자 오늘 이 터전을 잘 다져주면 떡살이 서가마, 서말, 석되, 서홉짝이니 옛날 옛적 옛 노인이 하시는 소리 다시 한번 우럭~우럭~ 해보자”라고 한다.
“에 여라 지경이요” “에 여라 지경이요”
선창과 후창으로 힘을 “모아 천근 되는 지경 돌을 머리 위로 번쩍번쩍” 들어 올리며 선창과 후창을 주고받으며 터를 다지고 고른다.
여태껏 일을 열심히 했으니 동네 아낙들이 푸짐하게 준비한 술과 음식을 나누는 장면이 흥겹게 펼쳐진다.
“이제 떡이고 술이고 실컷 배불리 먹었으니 아까 하던 소리를 이번에는 ‘양산도’ 가락으로 해보자”라고 한다.
“에~에~에~~에리도하” “에~에~에~~에리도하” 선창과 후창으로 양산도 가락이 이어진다.
“터를 다져놓고 보니 명터전이라 아들을 낳으면 효자를 낳고, 딸을 낳으면 효녀를 낳고, 며느리를 얻으면 열녀를 얻을 터”라고 소리한다.
이어 방아타령, 자진방아타령이 이어지고, 자진 지경 다지기(두 마디 소리)를 하면서 공연이 고조에 오른다.
자진 지경 다지기에서 선소리에 이어 지경꾼들도 바빠진다. “어여차, 어여차” “어여차, 어여차”
논농사, 밭농사 이야기가 두 마디 소리로 이어지고, ’외마디소리‘ 잦은 지경 다지기로 마무리됐다.
도편수 순미자 씨가 객석에서 주인을 불러내 주춧돌 놓을 자리를 찾아 방향(좌향, 우향)을 보는 장면에서 도편수와 석수장이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행동이 재미를 더해줬다.
뒷놀이는 지역주민(관객)과 함께하는 놀이로 판굿(풍물놀이), 풍년가, 방아타령 등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심선영(보존회) 이사는 “오후에 3시간씩 마스크를 쓰고 연습했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날씨는 덥지만, 연습한 결과가 좋아서 오늘 기분이 좋네요”라며 땀을 닦았다.
7월 1일 오후 김정진(성남문화원) 사무국장의 사회로 국민의례, 성남문화원 김대진 원장과 성남시의회 박호근 의원의 축사가 있었다.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전승 교육사인 방영기 이사장은 경기민요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창이다.
남도민요를 연곡으로 부른 민요앙상블 나나니(방글, 김미성), 악사 김영정(예인 도당) 대표 등 젊은 국악인의 공연과 춤자이예술단(예술감독 정미래)의 이매방류 흥춤(부채춤)으로 공연의 문을 열었고, 타악연희단 소리울(대표 이영표)이 신명나게 농악으로 흥을 돋웠다.
구경나온 주민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는 보존회(이사장 방영기, 3대 회장 김복심)와 성남문화원이 1982년 복원·재현했다. 2017년 성남시 향토문화재 제15호로 지정, 2019년 경기도 민속예술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공연은 7월 9일부터 성남문화원 유튜브로 송출된다. 방영기 이사장과 50여 명 보존회원들이 펼치는 ‘이무술 집터 다지는 소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성남의 흥을 느껴보자.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