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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 어르신의 소화기능을 위하여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09/15 [13:3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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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어르신의 수치는 1990년 5.1% 에서 2010년 11.0%, 2020년 15.6%, 2030년에는 24.3%로 증가할 추세다. 평균수명 증가로 이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어르신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영양섭취가 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편 1773년에 중국의 조정동(曹庭棟)이라는 사람은 300여 종의 서적과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어르신들의 생활규칙을 <노노항언(老老恒言)>이란 서적에 적어 놓았는데, 현대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과거에, 그의 나
이 75세에 저술된 책이니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에서 그가 소개한 어르신들의 소화기능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를 살펴본다.

첫째, 어르신에게는 소화기능이 제일 중요하니, 복부를 항상 따뜻하게 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영양흡수를 담당하는 소화기능을 선천(先天)과 반대되는 후천(後天)에 비유하는데, 소화기능을 위해서는 당귀나 쑥 같은, 성질이 따뜻한 약재로 복대를 만들어 배를 따뜻하게 하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더운 음
식이나 음료를 섭취하고 지나치게 찬음식은 삼가는 게 좋다.

둘째, 음식량을 조절해 과식하지 말고, 야식을 삼간다. 조정동은 음식이 많고 적은지는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음식의 양을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야식은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삼가고, 더운물을 조금 마시어 배를 따뜻하게 하라고 권했다.

셋째, 음식은 담백하게 골고루 섭취하고 맛이 강한 음식은 피한다. 한방적으로 담백한 음식은 맛도 좋고 성질이
양(陽)에 속해 기(氣)를 잘 소통시키므로 소화기능에 도움이 되므로, 지나치게 달거나 짜거나 기름진 음식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동물성 지방을 줄이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식사법은 아연 등의 미량 무기질의 부족을 유발하고, 근육량의 감소를 촉진시킬 수 있어 좋지 않다. 즉, 밥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일정량 줄이고, 질 좋은 단백질을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당뇨·고지혈증·고혈압·비만 등의 만성질환의 발병을 오히려 감소시킬 수도 있다.

넷째, 완전히 소화된 후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조금씩 자주 먹는다. 아무리 몸을 보(補)하는 것이라도 많이
먹으면 오히려 손상을 받는다. 또한, 음식을 거르지 않고 제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어르신이 식사를 거르는 어르신보다 훨씬 더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나라 어르신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서도 최소한 세끼의 식사와 간식으로 조금씩, 자주 섭취하고, 음식을 제 시간에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섯째,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가볍게 산보를 한다. 어르신은 장부의 기능이 저하돼 있으므로 식사 후 가
벼운 산책으로 위장관의 운동을 촉진시켜 소화에 도움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운동법은 신체의 기능 저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그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의외로 그 내용이 일상에서 흔히 접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사소한 이러한 규칙들이 건강하게 사는 데 매우 중요하므로, 그는 ‘매일 지켜야 하는 작은 규칙이지만, 모두 마음에 새겨 두어라’고 강조했다.



동국대학교 분당한방병원
윤철호 3내과 과장

문의 710-3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