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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는 배움과 경험의 장, 책수수

[책 읽는 성남-독서의달 특집] 책을 마중물로 자아를 찾고 세상을 열어가는 청년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08/25 [12:5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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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수수 내부     ©비전성남

 

▲ 책수수가 추천하는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비전성남

 

청년청소년협동조합 두리상은 1년 넘게 준비한 동네책방 ‘책수수’를 7월 말 정식 오픈했다. 서가는 운영진이 직접 읽은 책을 중심으로 채우고 주민들이 빌려갈 수 있는 책과 청년 책방을 응원하며 직접 쓴 책을 보내준 작가의 작은 문고도 마련했다. 청년들이 만드는 굿즈, 수공예 작품과 공방, 노래·랩 연습실은 책방에 재미를 더하고, 운영진이 손수 담근 과일청 음료는 더위에 지친 기분을 달랜다. 넓은 대여 공간은 다양한 모임과 이벤트가 가능하다.

 

책수수 운영진은 청소년 시절부터 마을과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절실함을 느꼈던 교육, 복지, 생태, 성장을 주제로 책을 고른다. 먼저 각자 읽은 책을 추천하고 그중에서 서가에 꽂을 책을 선정한다. 추천하는 책은 직접 소개글을 쓴다.

 

'오늘도 고마워, 엄마! 오롯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엄마들에게... 딸과 엄마가 서로 주고받는 선물 같은 책’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 안에 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는지,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진 지금 당신의 손을 잡아 줄 책’

 

▲ 소개글을 쓰고 있는 운영진     ©비전성남

 

▲ 책수수가 고른 책들     ©비전성남

 

이렇게 쓴 글을 보고 책을 사거나 관심을 보이는 건 공감의 표시. 운영진들은 처음과 달리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는다. 주문을 받아 우편으로 보내는 책은 책방에서 성장하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내려 한다.

 

책수수 청년들이 학창시절을 보낸 함께여는청소년학교는 청소년들이 청년이 됐을때 대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삶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양한 실험과 작업의 장을 만들었다. 책수수 청년들에겐 잘하는 것으로 취약한 것에 도전해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책방을 제안했다. 왜 책방이었을까?

 

▲ 책수수 운영진     ©비전성남

 

책수수 청년들은 청소년기부터 많은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또래는 물론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고 그런 힘도 키웠다. 그 속에서 즐거움을 넘어 삶의 태도를 익히려면 사회에서 자신들의 경험과 활동이 갖는 의미를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힘이 필요했다.

 

청년들은 스스로 단단해지고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고 “우리도 읽기 힘들고 어려운 것을 남에게 읽으라고 할 수는 없다. 책과 거리가 멀었던 우리가 읽고 설득한다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함께 성장하는 길을 가기로 했다.

 

목표는 청년청소년협동조합(두리상)을 설립해 서점을 창업하는 것! 과제는 책과 친해지기,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과 활동을 스스로 또는 함께 공부하며 성장하기, 미래를 자립적으로 설계하는 다양한 실험과 상상의 배움의 장 만들기. 책 읽기부터 시작해 서점학교와 워크숍(서점탐방) 진행, 경기서점학교 수료, 협동조합 설립, 공간구성, 사업자등록증 발급 등 1년여를 준비해 드디어 책수수를 열었다.

 

책수수 매니저이자 두리상 이사장인 손현진 씨는 “모든 과정이 힘들었어요”라고 한다. 하지만 하나씩하나씩 풀어가면서 느끼는 변화가 다음 과정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불러왔다.

 

책수수 청년들에게 손님이 찾아오고 책을 산다는 것은 지지와 응원이라는 의미도 있다. 지지와 응원 속에 변화와 성장을 체험하고 즐거움도 느낀다.

 

정규진 매니저는 책수수라는 이름을 “책을 주고받는 공간, 서점과 손님이 옥수수 알갱이처럼 서로 의지해 성장하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았어요. 그리고 불리한 조건을 이겨내고 쑥쑥 자라는 수수가 우리와 닮았어요”라고 설명한다.

 

책수수 청년들은 책을 추천하고 이야기하는 데 필요하다는 판단에 글쓰기 강좌를 듣고 있다. 책과 함께 자신들의 경험과 활동을 글로 표현하며 자아를 찾고 다지는 시간도 될 것이다. 취재 마지막으로 손현진 매니저는 개성 넘치는 많은 책방들을 알리고 싶다며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백창화, 김병록 지음)를 추천했다. 많은 북러버들로 하여금 전국 책방탐방을 펼치게 했던 책이다.

 

두리상은 올해 초 삼성꿈장학재단의 공모에 선정돼 청소년 자기주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두리상 조합원들로 구성된 ‘로다T’는 중원청소년수련관 청소년·청년창업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돼 8월 초부터 수련관 썸썸스페이스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스스로 길을 내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순수한 열정이 외롭지 않고 더 빛나기를, 그래서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길 바란다.

 

INFORMATION

책수수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광명로 111, 3층 301호(성남동, 인성빌딩) 

031-722-0223

오전 11시~오후 9시(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 협동조합 공부 중     ©비전성남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