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오후 1시, 수정구에 위치한 을지대학교 정문 앞 걷고싶은거리에서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갤러리展이 열렸다.
가로수 끝자락에 든 단풍과 함께 시화전과 사진전, 제로웨이스트로 살아보기 참여단 모집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장바구니 키트 증정이 있는 따사로운 가을날 중 하루였다.
시화전은 함께 시를 읽어보자는 테마로 시 짓는 마을 문화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오늘의 전시’까지 이뤄졌다. 시화전에는 그림은 양지동 청소년문화의집 ‘새랑동아리’ 청소년들, 시는 수업을 함께한 학생과 학부모, 캘리작가 선생님까지 많은 분이 함께했다.
자작시를 써서 전시한 초등학교 4학년 김시영, 박효주 학생을 만나봤다.
김시영 학생은 “전에 써 놓았던 시인데 전시해 놓으니까 재미있고 좋아요. 다음에도 전시가 있다면 또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고 기뻐했다.
박효주 학생은 “제 작품이 있으니까 기뻐요. 그리고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가는 것이 감사해요. 다음번에도 또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양지동 주민 이지순, 홍순남, 박경림 어르신은 시화와 사진 사이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에서는 가끔 이런 행사들이 열려. 우리는 자주 나오니까 다 보고 있지. 이 거리가 참 좋아. 오늘은 날씨도 따뜻하고 하늘도 예쁘고 하니까 이렇게 앉아서 구경하고 있어.”
남한산성유원지 방향으로 등산 발걸음을 하는 분을 비롯해 이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사진전을 보며 어느 장소 사진인지 서로 나누는 이야기들로 발걸음을 멈추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제로웨이스트 살아보기 참여단은 거주지 제한 없이 100명을 모집해 제로웨이스트 장바구니 키트를 나눠줬다. 용도를 다한 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 키트 안에는 수세미 식물로 만든 수세미, 대나무 칫솔, 면 행주, 커피비누와 천연비누, 자원순환가게 re100 홍보전단지가 들어있었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는 쓰레기양을 제로(0)로 만들자는 의미로 생활 속에서 일회용 등의 쓰레기양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을 말한다.
양지동 참여단 모집에 응한 시민들은 제로웨이스트 삶을 실천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이후 100명의 참가자들이 실천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제로웨이스트 참여단 서명을 마친 양지동 김인자 씨는 “좋은 일이라 서명하게 됐어요. 열심히 실천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최근에서야 병이나 플라스틱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하고 버리게 됐는데요, 나한테는 작은 일이지만 여럿이 모이면 큰일이 된다고 생각하니 실천을 꼭 해야겠더라고요. 날씨 좋은 날에 좋은 작품들과 좋은 행사를 보니까 기분 좋은 마음이 쫙 퍼지는 것 같아요”라며 수줍게 웃으며 다음 작품을 보러 자리를 옮겼다.
제로웨이스트 키트 가방을 들고 작품을 보던 금광동 김진아 씨는 “지인에게 제로웨이스트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게 됐는데 날씨도 좋고 작품들도 주변 식물들과 어울리게 잘 전시돼 있어 사진도 많이 찍을 정도로 예뻐요. 기분 좋은 나들이가 된 것 같아 오길 잘한 것 같아요”라며 현수막 장바구니를 어깨에 두르고 포즈를 취했다.
이번 갤러리전을 준비하면서 양지동 주민자치 마을만들기분과위원장 전인옥 씨는 “주민제안 기획 사업으로 양지동에서 제로웨이스트 캠페인과 교육이 있어요. 오늘은 그 교육 중 하나로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고민해가며 선택하는 삶을 살아보자는 취지로 준비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작년 마을주민 작가 그림전과 사진전에 이어 올해는 마을주민 시인의 시화전과 사진전을 준비했어요. 함께 시를 읽어보자는 테마로 시 짓는 마을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됐고 오늘은 그 결과물들이 전시됐습니다. 지나다니는 분들이 사진과 그림을 보시고 시도 읽으시면서 걷고 싶은 거리가 힐링의 거리가 돼 조금은 행복한 거리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양지동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갤러리전은 저 혼자가 아닌 많은 단체와 주민들이 함께 준비해 주셔서 가능했어요. 응원의 박수를 쳐 주시는 분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이분들이 양지동에서 소소하게 작은 행복들이 끊이지 않고 계속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가 문화의 거리, 예술의 거리, 우리 어르신들과 마을 주민들의 휴식의 거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김미진 기자 qeen0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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