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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그림책으로 만든 나만의 이야기

청년예술창작소 중앙상인傳, 픽처북 아케이드(Picture Book Arcade) 전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1/10/24 [15:5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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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중앙지하상가에 위치한 청년예술창작소에서는 지역주민, 상인과 함께하는 문화예술활동 2021 청년예술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중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C-Cape)가 기획한 중앙상인, Picture Book Arcade(픽처북 아케이드)가 긴 여정을 끝내고 전시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씨케이프가 기획한 중앙상인전 픽처북 아케이드 전시 포스터

 

▲ 성남중앙지하상가에 위치한 청년예술창작소

 

Q. 이번 프로젝트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중앙상인, Picture Book Arcade는 성남 중앙 지하상가 상인들이 (전할 전)’하는 이야기라는 의미로 시민들과 상인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그림책이 모여 또 하나의 아케이드를 이루는 인문, 시각예술, 미디어 융복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그림책은 OSMU(one source multi-use: 하나의 콘텐츠 소스를 활용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8주간의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전자책 형식으로 창작합니다.

 

참여자들은 미디어, 사진, 오브제 등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해 각 점포의 역사, 시간, 가치를 담은 나의 작은 가게를 제작하고 VR을 더한 디오라마(Diorama: 배경으로 두고 축소 모형을 설치해 역사적 사건이나 풍경, 특정한 장면을 만들거나 배치) 전시로 선보입니다.

 

팬데믹 시대 지역주민과 상가 상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을 넘어선 문화예술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청년예술창작소 속 또 하나의 작은 예술상점을 담고자 했습니다.

 

▲ 프로젝트 초기 전자그림책에 대한 개념을 잡아가는 시간

 

▲ 스로리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는 모습

 

Q. 전자그림책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선택하신 이유와 전자그림책이 가진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A. 그림책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지만 막상 시작하려면 막막하고, 현재 많이 쓰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프로그램은 장비를 갖춰야 하고, 단기간에 숙련하기도 쉽지 않아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석사과정으로 그림책을 공부하고 수작업과 디지털 작업을 병행해 본 김지원 기획자가, 코로나19 이후 전자책 시장과 작업방식이 디지털화돼 가는 출판시장을 경험하면서 태블릿PC 시장이 성장하고 손쉽게 그림을 그리는 앱들이 많아졌다는 점을 인식했고, 그런 와중에 후배인 안혜성 작가가 전자그림책으로 출간한 소식을 듣고 착안하게 됐습니다.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인 예술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예술을 통한 교육, 즉 기술적인 것만을 습득하기보다는 자기 이야기를 하기 위한 표현방식을 어렵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드로잉을 가지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전자그림책이 막상 경험해보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 그림책에 자신의 이야기들을 담아 낼 수 있도록 일상이나 생각들을 나누며 모티브를 잡고 있다.

 

▲ 그림책의 스토리와 컬러 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Q. 상가상인과 지역 주민 등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한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현재 1기에서 47명의 인원과 여덟 작품을 작업했습니다. 중앙상가 상인이신 타투샵 뱀파이어, 해피소울 카페를 운영 중인 백지원 선생님은 처음에는 가게 홍보를 목적으로 오셨지만 점포의 철학이나 에피소드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또 다른 취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도 계시고, 여행 이야기나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 분, 어린 시절의 추억과 지금 하는 일과의 연결성으로 표현하는 분 등 모두 하나하나 소중하고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그림책에 담으면서 즐거워하셨습니다.

 

▲ 김지원 기획자가 그림책의 다양한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미지 구현을 위해 디지털 드로잉 앱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

 

Q. 프로젝트 전시는 어떤 주제로 어떻게 펼쳐지나요?


A. 이번 전시는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한,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Not perfect but picture-perfect, Visible but invisible)이라는 전시명으로 1022()부터 27()까지 청년예술창작소 스튜디오 3(성남중앙지하상가 E동 마열 4~15)에서 펼쳐집니다.

 

처음이라는 서투름이 있지만 그럼에도 나만의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는 인간 개개인의 세계는 완벽하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전자그림책이라는 디지털 세계는 물질적으로 잡히는 것이 아닌 이미지로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지었습니다.

 

▲ {완벽하지 않지만 완벽한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전시 전경

 

▲ 중앙지하상가 청년예술창작소에서 중앙상인전-픽처북 아케이드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Q. 씨케이프는 어떤 팀인가요

 

A.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C-Cape)3C(Culture, Collaboration, Community)의 이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기획 및 교육 활동을 하는 문화연구플랫폼입니다.

 

Cape는 이슬비 기획자와 김지원 예술가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CapeTown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공동 운명체로 승화함과 더불어 망토처럼 감싸주며 곶과 같은 도출된 지형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예술가-행정가-연구자가 협업하며, 공동체의 문화예술 실현과 이 시대의 가치 있는 문화기획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습니다. 시민의 삶 속에서 우연처럼 만난 문화예술이 평생의 반려로 향유될 수 있도록, 지역을 기반으로 연결고리 역할들을 하고 있습니다.

 

▲ 사업로고-중앙상인전, Picture Book Arcade(4500 x 4500px)

 

Q. 프로젝트를 마치며 기획자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김지원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사람이 하나의 책과 같다고 느낍니다. 사람을 만나면 하나의 세계를 만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무엇인가를 팔고 사는 행위는 꼭 물질적인 것만이 아닌 정신적인 나눔도 포함한다는 것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출장 다녀오면서 비행기에서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플레이어원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약간의 버추얼 세계는 지하상가 자체에다 그런 상상력이 더해진 것입니다.

 

가까이 있는 가상세계, 조금만 눈감으면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란 평범한 일상이지만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가에 따라 최첨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슬비

예술은 멀리 두면 멀게 보이고, 가깝게 두면 가깝게 보이는 듯합니다. 사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데, 시민들은 쉬이 다가오지 못하실 때가 많습니다.

 

이번 중앙상인, Picture Book Arcade’ 프로젝트가 상인과 시민들에게 예술을 좀 더 쉽고 편하며,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매개체가 됐으면 합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께 수고 많으셨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안혜성

전자그림책 제작 과정을 통해 수강자들에게 같은 디지털 드로잉 수업을 진행했지만 다 다른 느낌의 작품이 나온 것을 보고 인상 깊었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경험하고 체험하며 본인만의 개성을 가꾸고 발전시키길 바랍니다.”

 

▲ 디지털드로잉앱을 사용해 전자그림책을 만들어 보는 픽처북 아케이드 프로젝트

 

▲ 디오라마 방식의 전시 오브제를 위한 심화수업

 

▲ 전시를 위한 오브제를 만들고 있는 참여자들

 

씨케이프는 앞으로도 성남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새로운 연관 프로젝트가 나오게 되면 씨케이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C-Cape)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cape2021

 

취재 양시원 기자 seew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