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맛 같은 내 인생! 니들이 알어?”
긴장했던 작은 목소리들이 다시 한번 힘차게 울린다. 당신들은 모를 거라 했지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과거의 순간에는 나도 몰랐던 내가 서 있곤 한다. 외면할 수 없는 낯설음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순간 나와 더 가까워지고 편안해진다.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열어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감성과 새로움을 더하고 있는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이 올가을에는 그동안과는 다른 상인 자서전 쓰기 <성남상인이야기>를 열어 10월 초부터 진행하고 있다.
‘자서전은 수치를 드러낼 때 신뢰할 수 있다’는 말로 시작한 10월 12일 첫 회. 참가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오려 붙인 색종이에 가까운 이름들을 하나씩 채운다.
강사가 다 채워진 관계도를 보며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동생을 묻는 말에 참가자가 “먼저 갔어요” 하자 숙연해진다. 매일 아침 먹이를 주는 거북이의 이름이 나오자 모두 크게 웃는다.
상인자서전 쓰기는 전래놀이, 그림, 음악, 사진 등의 활동을 하면서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마음을 열고 자신을 이야기한다. 오리고 붙이고 말하는 동안 속 깊이 묻어둔 것들이 세상에 나온다.
이런 과정이 목적이라 글을 잘 쓸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채록을 맡은 최유진 강사가 활동의 결과물, 상인들의 이야기, 사진 등을 자서전으로 엮는다.
정혜숙 진행강사(서울사회복지대학원 평생교육원 마을교육공동체 지도교수)는 수업하는 동안 참가자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높이도록 도울 예정이다.
상대원상인회 조웅기 회장은 “처음 권유받았을 때는 ‘내가 쓸 게 있을까?’ 싶어 망설였지요. 그런데 오늘 수업을 해보니 ‘나도 쓸 게 있겠구나’ 싶어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이렇게 만나서 나누는 것도 재밌습니다”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시중원구상인연합회 김병임 회장은 참가자들에게 “이런 활동들이 꾸준히 열린다는 것이 중요하죠. 돌아가셔서 강의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동료 상인들, 손님들과 함께하면서 발전하길 바랍니다”라고 부탁했다.
첫 번째로 신청한 성남시상인연합회 김준태 회장은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소통하고 싶습니다. 힘든 시기 고생하는 상인분들 힘내서 견디시고, 이번 자서전 쓰기가 더 즐겁게 화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성남상인이야기>는 15회 예정으로 매주 열리며 12월 자서전 전달식으로 마무리된다. 참가자 모두 완주해서 마음에 따뜻한 자서전 한 권이 간직되길 응원한다!
INFORMATION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교육장(스마일카페) 031-721-7235, 031-759-2917
취재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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