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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통시장 사람들(4)

  • 관리자 | 기사입력 2010/11/22 [14:4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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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돌고래시장 상인대학 졸업식이 있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마지막까지 수료한 39명의 상인들은 검은 학사복과 학사모를 갖추고 기쁨과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종우 성남시청 재정경제국장은“고객의 요구는 날로 커지고 다양합니다. 

상인 교육을 통해 익힌 교육과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11년째 푸른채소김치를 운영하는 박양옥(41)❶씨는 채소판매와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와 무를 절여 배달하던 일을 주로 하다가 8개월 전부터는 김치를 직접 담가 팔고 있다.“ 대형마트와의 가격경쟁에서는 밀리지만 맛으로 승부를 건다”고 한다. 지난 추석, 시에서 발행한 상품권을 너무 많이 받아 장사가 잘되자고1인 아들 조영준 군이 직접 시장님께 메일을 보내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롤초밥을 운영하는 박기호(55)·최희자(50) 부부❷는 방배동 카페골목에서 돌고래시장으로 이사 온 지 8년째다. 지하주차장 입구 쪽의 비교적 열악한 위치에 있지만 한번 맛을 본 사람은‘왜이런 곳을 진작 몰랐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보카도, 날치알, 게맛살이 들어간 인기상품 캘리포니아롤이 5000원, 우동은 3500원이다. 8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이유가“이런 구석진 곳까지 찾아와주는 단골손님이 고맙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들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온다.

쌍둥이동생과 같이하다가 동생은 분점을 내서 나가고 17년째 광천한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성문(42)❸ 씨는 품질 좋은 한우를 팔기 위해 발로 뛴다. 

이천·여주 등을 다니며 직접 고른 소를 도축장에서 도축해 가져오고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암퇘지를취급하기 때문에 단골이 많다. “손님이 와서 선물용 고기를 사 갔는데 고기가 너무 맛있다고 선물받은 분이 다시 찾아왔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믿고 와주시는 단골손님들에게 항상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요.”해가갈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가게 덕분에 그의 얼굴은 항상 밝다.

자장면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사이 밖에서는 대기하는 줄이 길게 서있다. 오전에 상인대학을 갓 졸업한 옛날손짜장의 임선숙(38)❹ 씨가 졸업소감을 말한다.

“ 상인대학을 다니면서 손님을 맞는 태도를 많이 고치게 되었어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손님에게 친절하게 말도 붙이고요.”이렇게 줄을 서는 맛집이 된 비결은 맞은편 우리농산물직판장의 최은주(67) 씨가 바쁜 주인을 대신해 답해준다.“ 맛, 친절, 위생 이 세 가지가 잘 갖춰져 있고 옛날 전통 그대로 자장면을 만들어 느끼하지 않은 데 그 이유가 있어요.”

딸처럼 챙겨 주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는 신발을 사려는 손님들로 북적대는 바이킹신발가게❺가 있다.

워크화를 사서 계산하는 박영금(34·수내동) 씨를 만났다.“ 이사 온 후 계속 이곳에서 신발을 구입하고 있다”는 그녀는“고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정말 만족하는 상품을 고를 때까지 기다려 주니 또 오게 되죠.

취향을 얘기하면 없는 물건도 다음에 꼭 구해 줘요” 라고 자랑한다.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팔면서 친절한서비스가 더해지니 불경기에도 확장하고 잘되는 것이리라.

18년째 믿음반찬을 운영하는 장순남(49)❻ 씨도 매우 분주하지만“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바쁘게 살아가는데 엄마들이 반찬걱정을 덜어 고마워하니까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가락시장에서 매일 새벽마다 장을 보고, 남은 반찬은 50% 저렴하게 판매해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 오래된 단골들의 기호에 맞춰 3만 원어치 이상은 배달도 한다. 이바지음식과 체육대회 맞춤음식으로도 유명하다.

파크회생선 박형열(48)❼ 씨도 18년째 성업 중이다. 매일 신선한 생선을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고 손질을 깔끔하게 해서 바로 요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비결이다.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대형 갈치도 있고, 제수용 생선은 3일 전 주문하면 알맞게 말려 준다.

가야당표구사 최명순(63)❽ 씨는 작가인 남편의 개인전 때 본인의 손으로 표구를 해주고 싶어 시작한 표구 일이 어느덧 35년차에 이르는 경력자가 됐다. 이 외에도 돌고래시장에는 샹피니제과점, 여의도떡집 등 유명한 가게가 많다.

안현호(69) 상인회 회장❾에게는 꿈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우리 시장만의 상품을 개발해 시장이 활성화되고, 상인들과 협력해 특별한 문화를 창조하는 명품 돌고래 시장 만들기가 제 꿈입니다. 

꿈을 꾸면 꼭 이루어지겠죠.”돌고래시장이 인정이 흐르던 우리 전통시장의 맥을 이어가 상인과 고객이 서로 신뢰하며 기쁨과 삶의 희망을 발견하는 축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구현주 기자 sunlin-p@hanmail.net

※ 이번호로 기획연재 전통시장 사람들을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