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오후 2시 30분, 청소년 공연예술·문화콘텐츠 지원공간 홈그라운드에서 ‘성우 진로 강연회’가 열렸다.
홈그라운드는 지난 2021년 설립돼 루프탑 카페 운영, 청소년 동아리(현재 그림·밴드·웹 개발·유튜브·성우 지망 동아리가 있다) 지원, 프로그램 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강의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성우지망 동아리 팀들의 ‘현직 성우의 강연을 듣고 싶다’는 요청에 최재호 성우가 흔쾌히 응하면서 이뤄졌다.
현재 (사)한국성우협회(800여 명 성우 소속)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인 최재호 성우는 CJ ENM 성우극회 2기로, 성우 경력 26년 차다. 명탐정 코난 하인성 역, 개구리 중사 케로로 조루루 역, 스타오션 EX 클로드 역, 다다다 송경호 역 등이 대표적 출연작이다.
강의는 성우의 역사, 성우 활동의 시대적 흐름, 성우란 무엇인가, 성우가 되기 위한 절차, 성우를 뽑는 방송국, 성우협회 소개, 참가자들의 원고 낭독 평가 순으로 이뤄졌다.
1924년 국내 최초 라디오 방송이 실시된 이래, ‘성우의 어머니’로 불리는 복혜숙이 처음으로 시험 방송을 했다.
1927년 라디오 드라마가 처음 방송됐고, 1980년대부터는 TV외화, 1995년에는 애니메이션, 2000년 이후부터는 게임과 OTT, AI 환경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성우란 목소리로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연기자다. 성우가 되는 방법은 각 방송사(KBS, 대교어린이TV, 대원방송, 투니버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방송사마다 성우극회가 존속한다.
방송사 전속이 되면 2년 후엔 (사)한국성우협회 준회원으로 가입되고 다시 2년 후 정회원 가입자격이 주어진다.
1947년 시작돼 1964년 정부의 정식 인가를 받은 한국성우협회는 세미나·포럼 등 정보교류, 디지털 멀티미디어 간행물, 신진 성우 양성 및 교육사업, 기타 공공 사업 등을 통해 방송의 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강의 후에는 참가자들이 원고를 읽은 뒤 코멘트 받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혹시 뭐가 일이 잘 풀리고 있는 게 있나요?”라는 한 문장도 어느 부분에서 띄어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최재호 성우는 “언어에는 호흡이 존재합니다. 여기엔 정말 신기한 비밀이 있지요. 의자에 앉거나 고민할 때는 날숨을 쉬지만 반면 일어날 때, 고민하거나 행동할 때는 들숨을 쉬게 됩니다”라고 설명하며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술은 어떤 경우에도 웃고 있어야 한다, 많은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호흡을 느껴봐라, 띄어 읽어야 호흡이 들어갈 수 있다, 입을 열고 호흡하면 성대가 메마르니 숨은 코로 쉬고 입으로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등도 포인트였다.
호흡으로 대사를 쳐 줘야 리얼하니, 늘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는 점에 고개를 끄덕이는 참가자도 많았다.
“연기를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발음도 정확하다, 그런데 눈에서 표현이 안 되면 정적인 연기만 나온다, 눈으로 말해라, 이런 부분에서는 90도 꺾는 감정으로 가야 반전매력이 있다 등 구체적으로 코멘트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 성우 시험에 도전 중인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20대 성우 지망생 참가자)
“저도 성우 지망생이에요. 성우의 역사도 듣고, 유명한 분한테 피드백도 받아서 너무 즐거워요. 코난의 하인성 역을 좋아하는데, 목소리로만 접하던 분이 저를 불러주셔서 성덕(성공한 덕후)된 느낌이에요. 열심히 해서 꼭 후배로 찾아뵙겠습니다. 이렇게 알찬 강의가 정말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고등학교 1학년 참가자)
청년그라운드 박통영 실장은 “성우 진로 강연회의 반응이 좋아서 기쁩니다. 여러 동아리의 다양한 구성원과 만나고 콜라보 할 수 있다는 점이 청년그라운드의 큰 강점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강의를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강의를 진행한 최재호 성우는 “말하기와 의사소통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우 교육 수요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전문 성우 지망생도 많지만, 요즘 유튜브 크리에이터, 낭독이나 낭송, 지역사회 라디오 방송 등이 활성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성우 교육을 받는 사례가 많습니다. 시각장애인 분들께도 음성서비스가 필수고요. 직장에서도 말하기와 의사소통에 도움이 돼 너무 좋다는 분들을 보면 참 기쁩니다. 앞으로도 성우협회가 더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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