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음 영원하기를 맹세하며 영장산 줄기를 걸어본다 이배재고개 → 연리지 → 생태통로 → 갈마치고개 → 메모리얼 파크 → 영장산 정상 → 솔밭 쉼터 → 아파트형 공장(원적정사)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 장한가(長恨歌) 중에서 -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뜨거운 사랑을 이렇듯 애절한 마음으로 읊었다.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자라는 것으로 매우 희귀한 현상이다. 예로부터 금슬 좋은 부부의 사랑, 화목한 가족 간의 사랑, 가슴 저미는 연인들의 사랑에 비유해 ‘사랑나무’라고 불렸다.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면 그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는… ‘사랑나무 연리지ʼ 이곳으로부터 1.5km 전방, 약 30분 소요. 이배재 고개 입구에 서있는 안내문의 글귀를 눈에 담고, 그곳을 향한 발걸음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가슴속에 설렘 한웅큼을 저장한 이유일까. 나무계단으로 시작하는 능선은 바람의 움직임처럼 가볍다. 길가에 앉아있는 야생화는 초여름의 밝고 화사한 하늘빛을 닮았다. 연리지, 그 앞에 발걸음을 세웠다. 영원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간절했을까. 두 마음 하나로 묶어 놓은 ‘사랑의 자물통’ 앞에서 ‘그 마음 영원하기를…’ 하고 연리지의 마음으로 소원했다. “옆을 스치기만 해도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은 묘한 느낌”이라는 김우달(성남동) 씨는 평소 이 코스의 산행을 즐긴다고 한다. 갈마치 고개에 이어 영장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행길(약 1시간 30분 소요)은 “자주 볼 수 없는 야생화와 희귀성동물들과의 만남이 황홀하다”며 “경계를 환하게 바라볼 수 있는 코스가 성남의 둘레길을 걷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야생 동물의 이동을 위해 설치된 생태 통로를 이용해 동물들은 또 얼마나 자유로운 움직임을 이루고 있을까. 길은 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만하지도 않다. 널찍한 흙길로 초여름의 하늘을 양껏 받아 내던 것이 ‘모리아산 기도원 갈림길’에서 ‘야탑ㆍ도촌동방향의 능선’을 선택하니 호젓한 오솔길이 리듬처럼 이어진다. 메모리얼 파크(남서울공원묘지)를 둘러 영장산의 정상석 앞에 다다를 때까지 엎치락뒤치락 오솔길의 묘미를 즐기듯 걸어 보기도 하며…. 영장산 정상에 우뚝 선채로 고개를 들어 파란하늘 한 모금을 호흡한 후 하산길을 잡는다. 솔밭 쉼터를 지나 아파트형공장(원적정사 방향, 약 1시간 소요) 방향으로 발걸음을 움직인다. 체력이 많이 소모된 상태란 걸 알고 응원하러 와 준 것일까. 솔밭 쉼터에서 만난 청솔모에 대한 반가움으로 이미 바닥 나버린 체력을 보충하고 원적정사로 향한다. 그곳에 마련된 식수대에서 비어있는 물통에 물을 채우고, 초여름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메모리얼 파크를 오른편에 두고서 발길을 재촉한다. 57번 차고지를 지나 맞은편(목련아파트)에서 성남시내를 관통하는 교통편이 산행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배재 고개를 들머리로 하는 산행길의 교통편은 모란에서 버스 500-5, 31-3번에 승차한 후 이배재 고개에서 하차하면 된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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