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7월에 ‘백세 건강 맨발 황톳길 6곳을 조성해 차례로 개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 19일, 20일 대원공원, 수진공원에 이어 세 번째로 율동공원 황톳길을 개장했다.
율동공원 황톳길은 길이 740m, 폭 1.5m 규모로 황토를 20Cm 두께로 깔아 조성했다. 세족장과 신발 보관함, 포토존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개장 며칠 뒤 황톳길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황톳길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만족해하며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광주 태전동에서 왔다는 김00, 정00 부부는 “집에서 가까운 분당 율동공원에 이렇게 좋은 맨발 황톳길이 조성돼 있어 너무 부럽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율동공원 맨발 황톳길은 4만여 평의 율동저수지 중앙 번지점프대 앞에서 출발해 책테마파크를 휘감아 돌면서 정겹게 뻗어있다. 걸으면서 고택 앞을 지나고 넓은 잔디밭의 조각상들을 보면서 깊어 가는 가을하늘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분당동 장안타운에 거주하면서 30년 넘게 슈퍼를 운영했다는 박규덕(84) 씨는 “개장하는 날, 비가 많이 왔지만 그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출근하고 있다”고 했다.
“고관절이 안 좋아 딱딱한 곳을 걸으면 몸이 불편했는데 황톳길은 훨씬 편하고 좋다”며 “앞으로도 매일 찾을 것”이라고 했다.
27년째 분당 건영아파트에 거주하는 이00(84)·박00(76) 부부는 “27년 전 서울 대치동에 살다가 분당으로 이사 오면서 건강을 선물로 받았다”면서 “건강이 안 좋아 꾸준히 율동공원 산길을 걸으면서 많이 좋아졌는데 이제 황톳길까지 조성돼 금상첨화”라고 했다.
이 씨는 황톳길 주변에 떨어진 휴지와 페트병을 주워 세족장 옆에 있는 분리수거함에 담기도 했다.
관리자가 계속 맨발 황톳길을 다듬고 가꾸지만 시민들의 이런 자발적인 행동이 참 감동적이었다. 황톳길과 야트막한 산길이 연결돼 있어 들도 종종 보였다.
매일 황톳길 5~6바퀴를 돌고 간다는 구00(74) 씨는 “개장 첫날부터 매일 하루 5~6바퀴를 걷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맨발 황톳길 위에서 건강도 찾고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이 싹트는 마법 같은 시간이 선물처럼 왔다.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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