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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모든 것을 담다, 용수양봉박물관

수정구 심곡동에 위치..꿀벌 및 양봉을 주제로 한 전시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3/11/10 [16:23]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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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수양봉박물관  © 비전성남

 

아인슈타인은 "지구상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할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1g의 꿀을 모으기 위해 8천 송이의 꽃을 찾아다니며 식물을 수정시키는 꿀벌은 화분 매개의 가치만으로도 인류가 생존하는 데 가장 필요한 곤충인 것을 잘 표현해 주는 말이다.

 

더욱이 최근 급격하게 꿀벌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그래서 꿀벌을 보호하는 일은 꿀벌과 자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식량산업과 같은 인류의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에 위치한 용수양봉박물관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특별한 공간이다.

 

▲용수양봉박물관 내부  © 비전성남

 

용수양봉박물관(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은 꿀벌 및 양봉을 주제로 한 다양한 국내외 작품을 수집해 전시한 유일한 공간으로 예술작품, 공예품, 양봉자재, 서적, 각종 캐릭터 상품 등을 국내 최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 용수양봉카페 내부  © 비전성남

 

1층은 카페공간이다마렌카 꿀 조각케익, 허니밀크티와 꿀차, 생로열젤리, 천연벌꿀로 만든 수제청, 벌집아이스크림 등 벌꿀과 관련된 많은 메뉴가 있다. 아이스아메리카노에 담긴 얼음도 벌집과 꿀벌 모양이고 카페의 의자도 벌집 모양이다.

 

카페엔 천연 벌꿀을 맛볼 수 있도록 시식코너도 마련돼 있다. 꿀의 색깔도 종류에 따라 다른데 조금씩 시식해 보면 종류에 따라 꿀의 맛이 확연하게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시식코너 옆에는 꿀을 원하는 만큼 담아서 구입할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꿀이 마련돼 있다. 쉽게 만나지 못하는 때죽나무꿀이 눈에 띈다.

 

▲ 꿀 시식코너와 꿀을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카페 내부  © 비전성남

▲ 꿀 시식코너와 꿀을 원하는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카페 내부   © 비전성남

 

2층에 위치한 용수양봉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벌꿀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이 전시돼 있고 다양한 벌이 등장하는 다양한 우표도 보인다. 꿀벌과 관련된 것이 이렇게 다양하고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다양한 꿀벌 캐릭터들  © 비전성남

▲ 다양한 꿀벌 캐릭터들  © 비전성남

▲ 밀랍으로 된 다양한 공예품  © 비전성남

 

박물관에 들어서면 먼저 섬세하게 만들어진 밀랍 제품들과 꿀벌과 연관된 다양한 공예품들이 있다. 밀랍은 벌들이 집을 짓는 재료다. 공예품을 지나서 만나게 되는 캐릭터룸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꿀벌 캐릭터들이 있다.

 

한쪽에는 양봉의 역사와 꿀벌의 해부도도 있고 안쪽에는 다양한 모습의 벌통이 있는데 오래된 전통적인 나무 모양의 벌통부터 시작해서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벌통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 다양한 채밀기 - 벌집의 꿀을 모을 때 사용한다.  © 비전성남

 

벌통 옆에는 벌들이 모아놓은 꿀을 채취하는 채밀기도 볼 수 있다.

 

손잡이를 천천히 돌리면 안에 들어있는 소비장이 돌아가면서 소비장 안에 있던 벌꿀을 채취하는 채밀기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데 전 세계에서도 보기 힘들다는 나무로 된 오래된 채밀기도 용수양봉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 다양한 훈연기: 벌들은 연기를 싫어해 벌통에서 꿀을 채취할 때 훈연기로 연기를 피워 벌들을 쫓아낸다.  © 비전성남

 

다양한 훈연기도 전시돼 있다. 훈연기의 뚜껑을 닫고 풍구를 누르면 뚜껑에 있는 구멍을 통해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코너도 마련돼 있다.

 

전시관을 둘러보면 수집자의 양봉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 그리고 꿀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며 누가 박물관을 열었는지 그리고 전시품 수집 과정에 대해서도 궁금해지게 된다.


▲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벌통들  © 비전성남

 

박물관 개관을 준비한 주인공은 1971년 양봉을 시작한 전문양봉인 용수 조상균 씨다. 다섯 차례 20년간 한국양봉농협의 조합장이었던 조상균 씨는 양봉산업 발전을 위해 늘 연구하고 농가 지도에 앞장서 꿀박사로 통했다.

 

양봉 소식지에 자신의 양봉노하우를 매월 기고해 국내 양봉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상균 씨는 총 25개 특허등록, 18개 제품개발을 했고 꿀벌이 최고야의 저자이기도 하다.

 

박물관 개관을 준비하던 중 3년 전 고인이 된 조상균 씨의 뜻을 이어받아 그의 부인 김순자 씨는 2021년 용수양봉박물관을 열었다.


▲ 양봉에 관한 기록들  © 비전성남

 

박물관을 준비하면서 조상균 씨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꿀벌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지만 전시를 위해서는 한계가 있었다.

 

조상균 씨는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엔틱가구점, 벼룩시장 같은 곳을 돌아다니며 전시품들을 모아 나갔다. 관광을 위한 여행이었지만 관광보다는 양봉에 관한 물건들을 수집하는 데 시간을 더 할애했다.

 

때로는 가격이 비싸 망설여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박물관 전시를 위한 열정으로 과감한 지불도 아끼지 않았다. 외국 경매사이트를 알게 되면서 꿀벌에 관한 물품 수집은 더 다양해졌고 귀한 전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차로 인해 새벽시간에 대부분 경매가 진행됐는데 잠을 설쳐가며 경매에 참여해 낙찰되면 기뻐하며 뿌듯해했고 애타게 원하던 관련 물품의 경매에 실패하면 속상해하며 아쉬워했다고 부인 김순자 씨는 회상했다.

 

수집자의 대단한 집념과 열정뿐 아니라 양봉박물관을 향한 사명감까지 느껴지는 부분이다.

 

▲ 전 세계에서 보기 힘든, 나무로 만든 오래되고 독특한 채밀기  © 비전성남

 

부인 김순자 씨는 원래 벌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양봉업을 통해 벌과 함께 살았던 남편 조상균 씨와 함께하면서 벌이 친숙해졌다.

 

김순자 씨는 "벌을 무서워하는 분이 많은데 많은 분이 박물관을 찾아오셔서 벌을 친근하게 여기고 우리와 깊은 연관을 맺고 생태계에서 중요한 벌의 역할과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UN2017년부터 매년 520일을 세계 꿀벌의 날로 지정해 꿀벌 보존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꿀벌의 멸종위기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꿀벌의 소중함을 느끼며 지인이나 가족들과 용수양봉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박물관 관람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 루프탑 모습  © 비전성남

 

오는 121일은 용수양봉박물관 개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박물관 개관기념일을 맞아 카페 이용 고객에 한해 무료관람이 1주일간 가능하다.

 

문의: 용수양봉박물관 031-697-8552

취재 김기숙 기자 tokiwif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