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이 차다. 사송동 산자락에 두런두런 이야기가 이어지고, 입가에 환한 웃음을 가득 담은 사람들이 앞치마와 장갑을 끼고 골목길에 줄을 섰다.
2월 17일 토요일 성남시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들과 직원들은 자원봉사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에 에너지를 쏟았다.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전달하며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파이팅을 외쳤다.
장현자(성남시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은 “직원들의 작은 기부와 에너지 취약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연탄 나눔 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센터 직원, 특히 운영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김광수(사단법인 따뜻한한반도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성남지부장은 “연탄 나르는 활동에 참여해 준 자원봉사자들께 감사합니다. 상황에 따라 전달가정이 정해지지만 지금은 수급가정이 많이 줄었습니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도 줄었지만, 연탄 생산량도 줄고 연탄 확보도 어렵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도 필요하고 자원봉사자 손길도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강일 사무국장(010-8743-4438)이 말을 이었다.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은 2004년 사단법인 출범 이후 서울본부와 23개 지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홀몸어르신, 저소득가정,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에 연탄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9년 9월 성남지부 승인도 받았습니다.”
또 “자원봉사를 신청하면서 기부하기도 합니다. 그 기부금으로 연탄을 사서 전달할 가정에 손에서 손으로 나르는 일을 진행합니다. 본인들이 기부도 하고, 연탄도 나르고, 올해도 많은 분이 봉사를 다녀갔습니다”라며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이날 1천 장의 연탄을 세 가정에 전달하고, 400장을 창고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마을 입구에 쌓아놓은 연탄을 한 장 한 장 들어 건네주는 봉사자들.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연탄의 무게를 느낄 사이도 없이 마지막 받은 연탄을 균형 있게 쌓아 올리는 일은 힘들지만 서로의 손발이 잘 맞았기 때문에 한 장의 부실도 없이 가능했다.
1천 장 중 마지막 한 장을 들어 올리자 봉사자들은 서로 박수를 보냈다. 봉사는 즐거워야 한다. 또 다른 창고의 연탄 400장을 보관창고로 옮기는 일은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안고 옮기는 일이라 봉사자들은 더 조심스럽게 연탄을 안고 걸었다.
이날 봉사자 가운데 온 가족이 참여한 가족이 있었다.
최연소 참여자 곽준혁(초등 5) 어린이는 “연탄 나르는 봉사를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아요”라며 연탄을 한 장씩 날랐다. 두 장을 나를 때는 양손을 받쳐 가슴에 안고 날랐다. 아빠(곽경훈)와 연탄 가루 묻은 장갑으로 장난하면서 얼굴이 까맣게 돼도 밝게 웃으면서 열심히 날랐다.
이현진(엄마) 씨는 “코로나가 오기 전 청주에서 연탄 나르기에 참여했는데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올해는 꼭 해봐야겠다고 참여했어요”라고 말했다.
딸 곽나영(고3) 학생은 “추운 날이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다 같이 모여 함께 도와가면서 하니까 뿌듯하다”며 가족봉사단에 신청하겠다고 한다. 참 건강한 가족이다.
35만8천 명이 넘는 성남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돕는 성남시자원봉사센터(031-606-1365)는 현재 가족봉사단을 모집하고 있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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