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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광장] 수필

그리운 어머니/ 오지랖 아줌마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24/02/27 [15:24]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그리운 어머니 

성열봉 분당구 수내동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고, 엄마는 선천적으로 소아마비 장애를 앓으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철이 없었습니다.

 

어릴 적 모란장에 가시는 엄마를 따라나 선 길의 일입니다. 엄마의 뒤를 졸졸 따라가던 나는 시장 한켠에서 엿치기 하는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랜 나는 잡고 있던 엄마 손을 놓고는 신발에 돌멩이가 들어갔다며 멈춰섰습니다. 엄마더러는 먼저 가시라며 손짓하고 죄 없는 신발을 벗고 시간을 끌기 위해 양말까지 벗으며 탁탁 터는 시늉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돌아서서 혼자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저녁나절 집으로 돌아오신 엄마는 그저 닭에게 모이를 주실 뿐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러고는 시장에서 사 온 국화빵과 눈깔사탕을 꺼내 입에 넣어주셨습니다. 엄마의 눈을 슬쩍 본 나는 고개가 숙어졌습니다. 엄마 눈에 촉촉한 물기가 그렁그렁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못난 아들은 장성했고 직장에 다니며 가정도 이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엄마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제가 결혼하고 몇 년 되지 않아 효도조차 제대로 받아보시지도 못한 채 삶을 정리하셨습니다. 

 

해마다 고향의 어머니 산소에 가서 그때 그 시장 골목에서 철없던 저를 뉘우칩니다. 꼭 토종닭도 맛있게 삶아서 갑니다. 너무 늦었지만 맛있게 잡수시길 바라면서요. 이번 설에 어머니를 뵙고 오면서 다시 또 당신의 자식 사랑을 새겨 봅니다.

 

오지랖 아줌마

차지혜 분당구 정자동

 

퇴근길이었다. 마트 앞 버스 정류장에서 남자아이 5명이 깔깔거리며 놀고 있었다. 두 볼이 발그스름하고 해맑은 모습이다.

 

어떤 놀이를 하는데 저렇게 재밌나 한번 봤다. 버스 정류장에서 도로의 중앙선까지 빨리 뛰어 차가 안 오는 틈을 타 아슬아슬하게 중앙의 나무를 터치하고 오는 아주 위험한 놀이였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중환자실에서 교통사고로 누워있던 환자가 불현듯 생각나 오지랖을 멈출 수 없었다. 어떻게 말한담? 마침 가방 안에 직원증이 있었다.

 

“안녕?” 나는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아이들은 내 인사를 받아줬다.

 

용기를 내 직원증을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ooo병원 간호사란다. 너희들 몇 살이니?”

“6학년이에요.” 내 딸과 동갑이었다.

 

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게 놀면 위험해. 중환자실에서 일해 봐서 아는데 그러다가 교통사고 나면 밥도 못 먹고 걸을 수도 없게 돼. 그러니까 이런 위험한 놀이는 하지 말자! 알았지?”

 

아이들은 맑은 눈망울로 서로를 쳐다보며 “야! 그러니까 내가 하지 말자고 했잖아!” 하고 서로 툭툭 치며 다시 장난한다.

 

이 일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올라왔다. “서로 아끼고 안전하게 놀자! 알았지? 안녕!” 

 

 

◇ 수필: 원고지 5매 내외(A4 1/3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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