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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따라 가을산책

  • 관리자 | 기사입력 2011/10/25 [11:42]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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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이 끝에서 저 끝까지...자전거, 걷기, 운동

가을이 한창인 탄천, 바람을 맞으며 걸어도 좋고, 바람을 등지고 뛰어도 좋다. 자전거도로를 질주하는 자전거 행렬이 지나가고, 농구 골대에서는 덩크슛을 날리며 시원한 땀방울을 적셔낸다. 

이 가을, 탄천으로 생태체험을 나온 어린이들은 또 하나의 자연을 피부로 느끼며 한 뼘 더 성장해 나갈 것이다.

선선한 바람 한 점 놓치기 아까운 계절이다.

이국적인 풍경의 아파트 사이를 통과한 바람은 탄천의 물줄기를 따라 습지를 적시고, 버드나무 사이를 지나 그곳에 고향을 둔 동·식물의 숨결을 어루만지는가 싶더니 사람들의 곁을 스쳐 지나간다.



약 25m 넓이, 탄천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양안을 따라가며, 우리와 함께 이 가을의 중심에 서있는 그 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태평동에서 시작해 성남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오리교(구미동)까지 24개의 다리를 거슬러 따라가 본다.

둔전교(서울공항 앞) 등 곳곳에 설치된 자전거 공기 주입기를 이용해 자전거 정비를 마친 자전거 마니아들이 더욱더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이 보인다. 양현교(이매고 옆)에 이르니 단체 줄넘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재잘거림에, 경쾌하게 흐르는 물소리가 리듬을 맞춘다. 

농구골대에서 끈임없이 덩크슛을 시도하는 청년들과 눈인사를 주고 받으며 걸어 보기도 하며, 황새울교(백현동) 근처에 도착하니 어르신들은 파크골프장의 잔디 위에서 파크골프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곳곳에 설치된 운동시설을 이용해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철봉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인라인을 타며 탄천의 가을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들이다.

탄천을 이용한 건강관련 프로그램으로 분당구 보건소에서는 IT를 활용한 건강관리 걷기코스 시스템인 ‘탄천, 운중천 U-HealthRoad’를 구축하고 주3회 생활체육강사를 투입해 올바른 걷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개인용 신체 활동계를 소지하고 탄천변을 걷거나 주변 운동시설을 이용해 운동한 후 탄천 곳곳에 설치돼 있는 헬스리더기에 접지하면 운동량이 웹으로 전송되고, 운동 목표량에 미달하면 더 많은 걷기와 운동을 재촉하고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속적인 운동을 하게끔 동기를 부여한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분당구보건소(729-4005)나 판교보건지소(729-4242)를 방문해 등록 후 참여하면 된다.

또한 불정교 근처에 놓인 징검 여울을 건너면 지난 6월부터 ‘U-웰빙존 건강지킴이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성남시에서 운영하는 ‘건강지킴이 부스(금곡공원)’가 나온다. 건강지킴이 부스란, 자신의 체질을 측정한 후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운동기구를 선택하고 무선인식시스템으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회원 수가 벌써 6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모든 프로그램이나 시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을 하늘빛이 담겨 있는 탄천의 물줄기 속에서 말간 햇살의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배경으로 두고, 겨울이 오기 전에 탄천의 가을을 누려봤으면 한다.

윤현자 기자 yoonh1107@hanmail.net



탄천 야생화와 새, 물고기가 살아 숨쉬어요

탄천, 그곳! 마음의 끈은 살짝 풀고 신발 끈은 꼭꼭 묶고. 사람이 자연스럽게 걸을 때의 속도는 시속 4km라고 한다. 하지만 탄천을 산책할 때는 조금 더 느리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걷자. 

그럼, 구미동 주변부터 돌아보자.

구미교에서 동막천 쪽으로 걸어가면 예쁜 산책길이 나온다. 벚나무가 단풍 든 잎을 살랑거려 눈이 부실지도 모른다. 그러면 살짝 고개를 숙여 보자. 물억새가 반짝이는 은빛 머리칼을 흔들어 대고 있다.

그 길을 따라 낙생교 쪽으로 걷다 보면 당나라 시인 두보가 ‘꽃이 피는 대나무’라며 수반에 키웠다는 닭의장풀이 열매를 맺고 있다. 흔한 꽃이지만 누군가는 그 꽃에서 추억을 만날 수도 있다. 

밤에 피어 달을 맞이한다는 달맞이꽃도 종모양 열매를 달고 있다.

징검다리를 건너 탄천 하류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으면서 새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다 똑같은 소리 같지만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쇠딱다구리, 박새, 동고비, 왜가리, 쇠백로가 제 각각 소리를 내고 있다. 가끔은 쇠딱
다구리가 탄천변 버드나무를 두드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좀 더 바람이 차가워지면 먼 나라에서 청둥오리, 쇠오리, 논병아리, 비오리, 고방오리 등이 날아올 것이다. 철새들이 찾아오는 것은 먹이가 있기 때문.

탄천에는 많은 물고기도 살고 있다. 잉어, 붕어는 물론 모래무지, 누치, 미꾸리, 메기, 강준치, 가물치, 얼룩동사리 등 20종이 넘는 물고기가 살고 있다. 탄천 본류와 분당천이 만나는 합류지점에서 보면 작은 물고기도 잘 보인다.

황새울교 아래에는 작은 습지가 있다. 올여름,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많은 수서 생물들이 자리를 잡았을 거다. 

여름내 잠자리가 날아다니며 알을 낳았으니 그 안에는 잠자리 수채가 살고 있을 것이다.

타박타박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비행장 주변. 여기에는 ‘탄천습지생태원’이 있다. 여러 가지 수생식물들이 가을을 맞이했다. 부들부들 부드러워서 ‘부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부들’은 핫도그 같은 열매에 솜털 같은 씨앗을 물고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고 있다. 

예전에는 이것을 솜대용으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삶아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면 피부에 좋다는 창포는 윤기를 살짝 잃었지만 향기는 여전히 좋다.

물위에 마름모꼴 잎을 띄우고 있는 ‘마름’은 생으로 먹기도 하고 삶아 먹기도 하는 열매 ‘물밤’을 달고 있다. 탄천습지생태원에서 복원돼 새색시처럼 날아다니던 꼬리명주나비는 먹이 식물인 쥐방울덩굴에 알을 낳아 지금은 애벌레가 보인다. 

여느 곤충과 달리 다리 두 개가 퇴화돼 거의 눈에 띄지 않아 네 개의 다리만 보이는 네발나비도 많이 보인다.

가을에는 청보리밭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니 시민들이 산책하기 좋은 새로운 길이 생길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탄천을 돌아보자.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