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분당동 당골공원의 아름다운 숲속 ‘샛별 책놀터’에서 ‘아름다운 인생 학교(죽음준비 학교)’가 열렸다.
아름다운 인생 학교는 모두 8강으로 고중곤, 정혜령 문화기획자가 기획하고 운영한다.
샛별 책놀터 고중곤 문화기획자는 지나온 3강까지 다시 한 번 돌아보면서 이날 4강을 시작했다.
죽음이란 것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전 ‘낮은 무릎 경청’의 의미와 이날 이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는 서로 비밀을 지켜주겠다는 뜻으로 모두 오른손을 들어 약속했다.
네 번째 시간, 죽음이 있기에 더 소중한 삶, 죽음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가? 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로 진행된 아름다운 인생 4강은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더 높여주는 시간이 됐다.
죽음이란? 탈피다.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것, 전원이 아웃이 되는 것(영혼이 있었으면 좋겠다), 몸과 마음(정신)이 분리된 상태, 서로 상대를 잃는 과정, 삶이 끝나고 실체가 없어져 무망에 드는 것이라 표현하며 많은 생각을 이어갔다.
나(본인)에게 주는 조언에서 어르신들은 “죽음에 관대해지는 생각을 가지라”고 본인에게 조언했다.
“사는 것이 별거이겠니?” “보이지 않게 준비하라. 너의 인생 괜찮았어. 괜찮은 삶이었어.” “죽음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자. 죽음은 공평한 것이니까.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기도하자.” “오늘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며 살라. 오늘에 충실하라. 죽음을 걱정하지 말라.”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너무 단순화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본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차근차근 일러준다.
책 읽기와 골동품 수집이 취미인 죽도헌 임선하 어르신, 독서와 자전거 타는 것이 취미인 차박사 차동연 어르신, 당구와 씨름을 좋아하는 곰실이 평담 최종옥 어르신, 요리·독서를 좋아하는 코스모스 박정임 어르신, 독서·운전이 취미인 강숙희 어르신, 산책·그림보기를 좋아하는 강낭콩 이은경 어르신, 탁구와 소파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문방구 문상구 어르신, 낚시·동양고전 이해를 좋아하는 춘파 채종섭 어르신까지.
10명의 어르신 중 이날은 여덟 분이 참여했다. 진짜 나이가 아닌 마음의 나이를 적기로 했다. 어르신들은 63세에서 78세까지 나이를 적었다. 별명을 쓰고 이름을 소개했다.
설령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두렵고 무거운 시간이지만 마음의 용기로 무장하고, 모두 밝게 웃으면서 “소풍”을 나왔다고 표현했다.
고중곤 문화기획자는 “1강부터 4강이 이어지는 동안 서로의 표현 속에 자존감이 높아지고, 많은 의문과 고민을 풀어가는 시간이 됐다”며 “남은 시간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어르신들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2시간의 아름다운 인생 학교 수업을 이어갔다.
혼자 지내는 어르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고독사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에 차박사 차동연 어르신은 『비전성남』에 성남의 소식이 모두 들어있으니 돌봄 소식을 읽고, 복지관이나 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행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알려 주기도 했다.
정혜령 문화기획자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큰 울림으로 와 닿는 본인의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 8강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인생 학교’는 어르신들의 새로운 희망과 삶의 지표를 바꿔주는 소중한 수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샛별 책놀터 프로그램은 성남문화재단 문화공간 플러스(+)에 성남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다. 성남시 평생학습 통합플랫폼 ‘배움숲’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022년 5월 운영을 시작한 샛별 책놀터 공간에서는 3회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중 감정코칭과 예술 감성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심리적 안정과 자기 돌봄의 기회가 향상되고, 문화공간의 역할을 다할 때 참여자들의 만족감이 높았다고 한다.
샛별 책놀터는 문화공간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 실내 공간과 실외 쉼표 공간, 당골공원을 이용해 독서, 나눔,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활용했다. 공유책방에서 300여 권의 책을 기증받아 100여 권의 책을 나눔했다.
샛별 책놀터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문화공간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작은 공간이지만 문화공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분당동 당골공원 ‘샛별 책놀터’에는 어르신 프로그램 외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성남시민 누구나 참여해 숲속 아름다운 문화공간을 이용해 보면 좋겠다.
취재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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