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선물 이희선 수정구 복정동
아래층 아기 엄마로부터 개두릅(엄나무순)을 선물 받았다. 얼마 전 빌라 현관에 거치된 남편의 자전거 때문에 아기 유모차를 사용하는 데 불편해 보이길래 치웠는데, 그걸 알게 된 것 같다.
가시가 많은 개두릅을 일일이 초벌 손질까지 해서 주는 정성에 감동했는데, 예쁜 손글씨 편지를 읽으면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안녕하세요. OOO호입니다. 1층 현관에 유모차를 보관할 수 있도록 정리해 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배려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친정 다녀오면서 개두릅을 따왔어요. 강릉에서는 많이 먹는 나물이라 유명한데 잘 아실는지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한번 맛보시라고 드립니다. 늘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행복하세요!”
식당에서 간혹 나오는 참두릅 숙회는 먹어본 적 있지만, 개두릅을 생물로는 처음본다. ‘강릉 개두릅’이 유명하다는 것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알았다.
남편의 비싼 자전거가 차지하던 공간을 아기 유모차에 양보하는 것이 옳았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의 이익을 타인에게 양보하는 것인 듯하다. 젊은 시절을 개인주의로 살았던지라 이번 일로 내가 아주 조금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다.
“자전거를 치우니 귀한 개두릅을 선물 받네!” 남편에게 말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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