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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 첫 걸음을 떼다

  • 관리자 | 기사입력 2012/02/21 [15:1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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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장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수현이는 요즘 유난히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밤에도 엄마 옆에서만 자려고 하고, 엄마가 잠시만 집 밖에 나가도 엄마를 찾아다니며 운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생길까 봐 엄마는 요즘 고민이 많다.


새로운 도전, 입학… 분리불안 나타나 

봄이 오고 있다. 갓 일곱 살, 여덟 살 된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될 것이다. 일찍부터 유아 교육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침에 집에서 나와 또래들과 생활하는 것이 대부분 난생 처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학교는 유치원과는 다르다. 더 분명한 규칙과 한계가 있고, 꼭 해내야만 하는 일도 많고, 더 복잡한 사회성 기술을 필요로 한다. 아이들은 그대로인데, 환경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지켜보는 가족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학교에 처음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분리불안은 드물지 않다. 분리불안이란 가장 가까운 사람과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별이 예상되는 순간에 울고 저항하며, 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기도 한다. 

잘 물어 보면, 학교에 간 사이에 엄마에게 사고가 생겨서 다시는 못 보게 되면 어쩌나, 내가 나쁜 사람에게 잡혀 가면 어쩌나 등의 걱정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이 바뀐 뒤 4주 정도까지 분리불안이 있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더 길어지거나 정도가 너무 심해서 결석이나 조퇴가 잦으면 분리불안 장애, 즉 일종의 정서적 질병 상태라고 본다.

아이들이 커 가는 과정에서 불안은 생존에 꼭 필요한, 정상적인 현상이다. 아기가 4개월쯤 되면, 낯선 얼굴과 익숙한 얼굴을 구별하게 되고, 낯선 사람에 대해 불안해한다. 돌이 지나면, 그 익숙하고 중요한 사람이 곁에서 떠날 때 불안을 보인다. 즉, 돌보는 사람을 곁에 둠으로써 안전함과 안정감을 도모하는 것이다. 

만약 그런 불안의 징후가 없다면 아이들을 아무 저항 없이 혼자 두게 될 것이고, 아이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분리불안은 보통 2세가 넘어가면 차츰 줄어들어서, 아이는 독립적으로 세상을 탐색할 수 있게 된다.

엄마부터 아이 독립에 편안해져야 

새로운 환경을 접할 때, 이미 지나간 불안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 분리불안 장애이다. 쉽게 불안해지는기질을 타고난 아이,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또는 엄마의 불안이 심한 경우에 좀 더 잘 생긴다. 

입학 전에 아이와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학교에 미리 데려가서 교실도 살펴보게 하고, 익숙해지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엄마가 아이의 독립에 대해서 편안하게 느껴야 아이 역시 즐거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엄마의 마음 준비도 필요하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여전히 이별을 힘들어 한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 모든 시작에는 고통이 따르고, 그것을 넘어서면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있다. 

조금 흔들린다고 해서 큰 문제는 아니니, 힘을 내서 첫 걸음을 떼어보자. 

성남시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031-751-24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