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큐브미술관은 타 지역과의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지역적 거리와 물리적 경계를 넘어 동시대 예술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창작의 영역을 확장하고 다채로운 영감을 얻는 유의미한 시간을 갖고자 지역예술가 교류전을 기획해 오고 있다.
올해는 성남과 부산 그리고 전주의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와 주제로 활발한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9명의 청년 작가 강건, 김래현, 김미래, 김성수, 이가립, 이영아, 이정희, 정찬일, 조민지와 함께 <춤추는 도시, 도시의 리듬>展으로 진행한다.
11월 1일 금요일 오후. 성남큐브미술관에서 부산·전주 문화재단과 공동 기획을 축하하는 2024 지역예술가교류전 <춤추는 도시, 도시의 리듬> 개막행사가 열렸다.
서정림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축사로 막을 연 행사는 박동기 전시기획부장의 교류전 사업 소개와 참여 작가 및 내빈 소개로 이어졌으며, 하이라이트인 <춤 공작소-무브 온>의 퍼포먼스로 전시관 전체를 둘러보는 특별한 순서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심장 박동소리, 망치소리, 사진 찍는 소리, 연필 드로잉 소리 등의 배경음을 들으며 공연자(퍼포머)의 동작과 시선을 따라 작품과 조우했다.
고유의 리듬을 가지고 살아온 도시, 예술, 관객이 하나의 맥박을 따라 연결되고 움직이며, 조화를 이뤄가는 상상과 심미적 감성을 잘 이끌어낸 무빙 퍼포먼스였다.
전시관 입구에서 바로 만날 수 있는 화사한 그림들은 성남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이정희 회화가의 작품들이다.
이정희 작가는 “저는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환상 그 속에서의 불안이라는 생소한 조합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성남은 학부부터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오랜만에 전시를 통해 다른 지역의 작가들과 의견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고, 이런 기회를 주신 성남문화재단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조민지 작가(전주)는 기억의 유동성과 왜곡을 ‘거품’에 은유해, 기억의 변화와 사라짐과 남겨짐 사이에서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전주문화재단 선정 작가인 김성수 조각가는 인터뷰를 통해 참여 의미를 전했다.
“금속재료로 입체를 다루는 조각가로 전주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교류전에서는 제가 하는 조형의 구상부터 모형, 사용하는 장비 등 작업의 전반을 다 보실 수 있습니다. 연합전시는 처음인데, 성남 부산 전주 각 지역적인 색깔과 특성, 또 그곳에서 고군분투하며 활동하는 작가들의 뜨거운 숨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강건 작가(성남)는 인물이나 동물, 곤충을 패턴의 일부로 결합해 부드러움과 날카로움, 약함과 단단함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안과 긴장을 표현한다.
사진·영상·공연을 매체로 작업하는 이영아 작가(부산)는 세 여성이 만나 사랑의 세계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품을, 설치와 영상,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업을 시도해 온 정찬일 작가(부산)는 ‘생존’을 주제로 관람객이 직접 설치물 사이를 걸으며 만들어 낸 그림자로 작품을 완성하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SNS를 통해 수집된 타인의 집과 가족 이야기를 재구성해 우리가 맺는 관계의 정의와 현대 가족의 초상을 그려낸 김래현 작가(성남)와, ‘얼굴’을 소재로 내면으로 응집될 감정을 통해 우리의 자화상을 들여다보는 이가립 작가(전주), 흑백 드로잉을 주 매체로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이야기책을 쓰듯 여러 장의 종이를 연결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하는 김미래 작가(부산)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마다의 터전인 ‘도시’에서 각자의 고유한 ‘리듬’으로 확장되어 온 창작행위가 한 장소에서 만나 새로운 영감과 질서를 창조하는 무대로 연합 발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교류전은 매우 유의미하다.
관람하는 시민들에게도 우리가 살아온 도시,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도시 속 일상을 위로하는 예술적 장면으로 기억되고 다가가길 바란다.
지역예술가 교류전 <춤추는 도시, 도시의 리듬>은 12월 1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관람료는 무료다(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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