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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길 들어주니 고맙지"

금광1동 복지회관 <1・3세대 통합 자서전 만들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5/10/22 [15:5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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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구 금광1동 복지회관에서는 지난여름부터 <1·3세대 통합 자서전 만들기-지혜를 담다>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금광동 지역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그분들의 생애를 글로 옮겨 자서전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어르신들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짝을 지어, 어르신들은 살아온 이야기를 하시고 대학생들은 그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
이은지 사회복지사는 “자서전 만들기는 소외된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오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책은 무슨 책이냐며 싫다는 어르신들을 대학생들과 함께 계속 찾아가서 설득했다. 대학생들의 진심에 마음이 열린 어르신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여든에서 아흔을 넘긴 아홉 분의 어르신들은 자식이야기만 하시다가 공감대가 형성되자 인생역정을 풀어놓았다. 전쟁 때 피난 내려와 형제자매와 헤어진 할머니, 병으로 사고로 세아들을 먼저 보낸 할아버지 등. 상상 이상으로 힘든 이야기가 많았다고 한다.이렇게 속이야기를 하신 어르신들은 “이걸 누구한테 하겠냐. 후련하다”고 하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배웠다는 자원봉사자 이진대 학생은 어르신들의 소감을 적은 수첩을 보여줬다.
‘우리처럼 살지 말고 꼭 훌륭한 사람이 돼라. 우리보다 지금 사람들이 모를 게 뭐가 있겠냐. 우리가 더 부족하지’라는 말을 듣고 이진대 학생은 뭉클했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안 계셨다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수도 없는데… 많이 안타까웠어요. 할머니를 꼭 안아드리고 싶었어요” 라고 한다.
복지관에서는 자서전 만들기가 어르신들이 인생을 반추하며 자존감을 되찾고, 후세에게 내면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1·3세대 통합 자서전 만들기-지혜를 담다>는 10월 현재 자서전을 편집 중이며, 12월에는 성남시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