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7일 오후, 성남시청 한누리실 앞에는 호기심과 긴장어린 표정의 시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성남시 등 경기도 14개 시·군은 이날 올 상반기 고액 체납자 가택수색으로 압류한 명품 가방과 시계, 귀금속 등 총 227점을 공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러한 명품류의 압류 동산에 대한 합동 강제매각은 이번이 전국 최초다. 감정평가액은 각 물품의 중고시장 도매가를 기준으로 5~20%정도 저렴하게 책정됐으며, 이날의 물품총 감정가액은 7,022만 원에 이르렀다. 입찰자 중 감정가액 이상 최고가를 적어낸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매각대금은 모두 해당 지자체의 수입으로 돌아가 세금으로 환원된다. 한누리실에 모인 1,200여 명의 시민들은 각 물품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며 손에 든 종이에 무언가를 기입하기도 하고, 동행인들과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강아지와 함께 온 시민, 아기를 안고 온 젊은 부부부터 손꼭 잡고 온 노년의 부부까지 공매장을 찾은 시민들은 다양했다. 이들이 낸 입찰서는 3천여 건에 달했다. 성남시 물건 41건 718만 원을 포함, 경기도 전체 217건 9,160만 원이낙찰됐다. 이날의 최고가 감정가액(300만 원)으로 주목받았던 불가리시계는 365만 원에 낙찰됐다. 시민들의 성숙한 참여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공매물건 관람에서 낙찰자 물건인도까지 이번 공매는 처음 열리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무탈하고 질서정연하게 진행됐다. 그 배경에는 공정한 공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사분란하게 입찰과개찰을 진행한 성남시와 경기도내 공무원 150명의 몫이 컸다. 주요 언론사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처음 시도되는 압류동산 공매인 만큼 이들 언론인들도 공매 전 과정을 취재하며깊은 관심을 보였다. 성남시는 생계형 소액체납자에게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세금납부를 유도하는 공감이 있는 세정과,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성실 납세자와의 형평과 조세정의를 위해 동산압류 징수활동을 계속해왔다. 성남시청 장현자 징수과장은 우선 이번 공매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며 “체계성을 가지고 체납세징수를 하면서 체납자들로부터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민원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간 세금 탈루(체납)를 막아서 그 돈으로 공공성을 확대한다는 성남시의 조세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며 이번 공매는 범시민납세의식을 고취하는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남시는 공매 결과를 평가한 후 경기도와 향후 추가적인 합동공매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박정호 기자 jungho_park@outlook.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