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독자마당]천상에 보내는 편지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5/23 [09:03]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천상에 보내는 편지  이순필 분당구 금곡동
 
그리운 아버님!
아버님이 계시는 천상(天上)은 어떠한가요? 조국은 이제 성하의 계절을 맞아 온 국민들이 가족들과 함께 산으로 바다로 나들이를 떠나는 정겨운 유월이랍니다. 그리고 나라 위해 순국하신 모든 분들의 영전에 국민의 이름으로 현충의 메시지를 보내는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합니다.
제 나이 스물 두 살 때인 사월, 도화(桃花) 향기가 그윽한 그날 가까운 일가친척의 축복을 받으면서 전례의 예식에 따라 혼인식을 올렸습니다. 남편은 아버지를 나라에 바치고 어머님도 일찍 돌아가신 후 혈혈단신 어린나이에 조손(祖孫)가정으로 힘겹게 살아온 삼대독자, 유복자 6.25 전몰 군경 유자녀였습니다.제 딸들이 성장하고 아버님 제사상 그리고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마음속에 그린 그리움을 어찌 다 말씀드리겠습니까? 아버님 영정 앞에서 절을 올리는 남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버님의 명복을 눈물로 기원 드렸답니다.
명절 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디 계시냐고 묻던 어린 딸들의 슬픈 눈망울을 봐야했던 그때 저의 아픈 가슴을 아시는지요? 사실 저도 남들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두 분께 세배를 드리고 아버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세뱃돈도 받고 싶었습니다.
당신께서 사수하신 조국은 이제 세계에서 10위 내 선진국이 됐습니다. 조국은 모든 국민들이 힘을 합쳐 일구어낸 풍요로운 나라입니다. 아버님과호국영령들이 지켜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아버님 덕분에 저희 딸 넷이 다 건강하게 가정을 이루고 가족끼리 정다운 시간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운 아버님!
창문으로 아버님께서 사수하신 유월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저는 생전에 뵙지 못한 당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답니다. 언젠가 저도 아버님과함께하는 그날이 오겠지요. 제가 그날 곱게 한복으로 차려입고 아버님,어머님께 생전에 드리지못한 큰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천상(天上)에서 부디 편히 쉬세요.
당신의 귀여운 며느리 올림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6년 5월 6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