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정순 분당구 금곡동
가난한 삶을 끓여 내시던 손 팔남매에게 다 내어 주시고 알맹이 빠진 우렁이 껍질 속처럼 하고 앉아 삭정이 같은 손으로 나를 반긴다. 60이 다 된 나에게 어미가 되어 먼 길 오는 자식 따뜻한 밥 한 그릇 못해주고 미안하단다 삭정이 나무는 모닥 그려서 불쏘시개라도 하지만 당신 몸은 병원 침상에 맡기고 쓸데가 없다며 휑한 눈에서 눈물을 훔쳐 내신다 아침이면 자식들 도시락 줄 세워 짠지와 고치적 옆옆이 담아내시던 울 엄마 두 손은 갈퀴손이 되어 당신 키보다 더 큰 가리나무 둘둘 말아 머리에 이고 휘청거리며 올라오신 굽이진 비탈길 학독에 보리쌀 한 움큼 넣어 돌리는 엄마의 서릿발에 엉킨 이야기들 문틈 사이에서 기웃거리고 보리 가시에 찔린 것처럼 눈물이 명치끝을 찌른다. 창밖, 닳고 닳은 울 엄니 손톱만한 초승달이 떠오르고 싸늘한 벽에 팔 벌리고 선 시계가 서울 갈 행인을 재촉이라도 하는 듯 째각째각 요란하게 시간을 돌리고 있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6년 7월 7일(목)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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