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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우리 사회의 자그마한 배려를 바라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6/22 [10:4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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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자그마한 배려를 바라며  -유용학 분당구 금곡동
 
자재 확인을 위해 지하 3층 주차장에 마련된 창고에 내려갔다. 엘리베이터옆 건물 벽면 쪽에 작은 문이 열려 있었다.
혹시 누가 실수로 창고 문을 열어두고 갔나 싶어 다가가 보니 우리 쪽 자재와는 상관없는 공간이었다. 조그만방을 연상케 하는 실내 분위기, 바닥에는 황토색 무늬의 장판이 깔려 있었다.
그 안에는 선풍기도 있고 라면을 끓여 먹은 듯한 빈 봉지와 김치 통, 그리고 나무젓가락이 방바닥에 있었다.
‘아니 세상에… 이런 곳에 누가 산단말인가. 푹푹 찌는 무더위에 건물 지하 3층에서 취사까지 하면서?’
의문을 품고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출입문이라 할 수 있는 철문 옆에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놓여 있었고 문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쓰여 있었다.
그제야 거기가 어떤 곳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빌딩 청소를 담당하시는 미화원분들이 머무는 곳이라는 것을.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가는 게 그분들께 부담이 되고, 원치 않는 일일 수 있을 것 같아 서둘러 돌아서 나왔다. 잠시 전 보았던 그곳 실내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주차장에서 내뿜는 자동차들의 배기가스와 탁한 지하 공기속에 휴식공간이라고 만들어져 있으니. 실내가 쾌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 TV에 나온 청소 근로자 한 분이 “우리 같은 청소 노동자들은 이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아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 있다.
그 말을 들을 때 너무나 안타까웠다. TV에 나온 분은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분이었는데 모두 계약직이다 보니 내일 당장 나오지 말라고 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이고, 청소도중 부러진 주사 바늘에 찔리거나 제대로 된 마스크나 장갑이 제공되지 않아 오염물질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환경미화원들이 그래도 조금 나은 공간에서 쉬고, 특히 식사만이라도 먼지 없고 쾌적한 공간에서 웃으며 편히 할 수 있는 마음의 배려 정도는 나누는 사회였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