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구 단남초등학교는 6월 1일부터 ‘친구 존중어 사용하기’를 시작했다. 3월부터 존중어를 쓰고 있는 몇몇 학급의 긍정적인 변화를 지켜보면서, 교직원 회의에서 내린 결정이다. 단 실행 여부는 각 학급의 판단에 맡겼다. 단남초등학교의 인사말은 ‘사랑합니다’이다. 취재차 학교에 갔을 때, 처음보는 데도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는아이들이 귀여웠다.‘친구 존중어 사용하기’의 모범이 된 5학년 2반, 국어 모둠 활동을 지켜봤다. 존중어로 이어지는 대화가 자연스럽다. 간간이 반말이 들리기도 한다. 게임이라 큰소리가 날 법한 데도 화기애애하다. “저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님,카드를 보이면 안 됩니다”, “님들, 수다 떨지 마십시오.” 아이들에게 느낀점을 물어봤다. 이삭이는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존중어를 쓰려고 노력하면서 비속어를 덜 쓰게 되고, 비속어를 덜 쓰니 친구들과의 말다툼도 줄어들어서 기분이 편안하다고 한다. 건호는 장난이 줄었다. “건호님”이라고 부르는 친구들에게 짓궂게 굴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건호는 자신을 따라존중어를 쓰기 시작한 아빠와 동생,친구를 보면서 뿌듯하다고 한다. 3월 초, 배은정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이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보고 학급회의에 존중어 쓰기를 제안했다. 필요성을 느낀 아이들도 동의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규칙을 정했다. 처음에는 ‘존중어가 나오지 않아요, 왜 써야합니까?’라며 힘들어 하고 반대하는 아이들도 생겼다. 그러나 반장과 부반장이 친구들을 잘 다독거렸다. 4월 중순 고비도 있었지만, 선생님은 힘들어도 계속 하자는 아이들에게서 힘을 얻었다. 아이들의 의지와 선생님의 꾸준한 지도로, 지금은 한결자연스럽게 쓰고, 반대하던 아이들도 앞장서서 존중어를 쓴다. 말다툼은물론 화가 나더라도 친구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많이 줄었다. 아이들은 존중어의 가치를 스스로 깨달아 가는 중이다. 지혜는 존중어 쓰기에 대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무엇이냐고 물었다. “존중어는 불편한 말이 아니라 쓰면 쓸수록 기분 좋아지는 말”이라며 싱긋 웃는다. 전우선 기자 folojs@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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