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독자마당] 귀여운 양말

황희정 분당구 야탑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6/08/23 [09:23]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지난달 새로 산 TV가 고장이 났다.
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고장 났다는 사실에 짜증이 나서 AS를 신청했다. AS를 신청하고도 한참 걸려 AS
기사가 와서 기분이 더 안 좋은 상태였다.
결국 수리를 위해 AS기사가 방문을 했다. 현관문을 열고 덩치가 큰 기사가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빵 터졌다. 그 기사의 양말때문이었다. 분홍색 양말에 곰돌이가 엉덩이춤을 추고 있었다. 중년의 덩치 큰 아저씨와 분홍 곰돌이 양말의 부조화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내 웃음을 본 기사의 쑥스러워하는 말에 더 웃음이 지어졌다.
“양말이 좀 웃기죠? 사실 일부러 신어요. AS를 신청한 댁을 방문하다 보면 고객 분들이 고장 난 제품 때문에 기분이 안 좋으실 때가 많거든요. 이렇게라도 양말 때문에 잠깐 웃으시면 좋잖아요.”
그러고 보니 처음에 짜증났던 마음이 어느새 누그러졌다. 고객의 마음까지 헤아려주는 그분의 귀여운 배려에 TV뿐만 아니라 내 마음도 AS받은 느낌이었다.
사실 요즘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갑질’ 하는 고객 때문에 힘들어하는 ‘을’들의 고통이 엄청난 것 같다. 을들 중 고객을 직접 대하는 서비스 직종에 있는 분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제일 크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만난 AS기사 분같이 센스 있는 배려와,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런 일은 점차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짜증을 웃음으로 만들어 준 기사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6년 9월 6일(화)까지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 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