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OO동에 사는 주민 OOO인데 조심스럽게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저희 아파트
를 잘 돌봐주신 OO동 경비 아저씨가 얼마 후 저희 곁을 떠나신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사는 아들네를 따라 이사를 가신다고 하시네요. 그동안 저희들과 함께 친 가족처럼 지내면서 헌신적으로 일해 오신 거 다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이 자그마한 이별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달 10일(토요일) 오후 3시에 경비실에서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하오니 작별인사 나누고 싶은 분들은 경비실 앞으로 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시간이 안 되시는 분들은 관리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고마운 마음이라도 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하대원동에 산다. 지난 9월 초 신흥동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본 그 아파트 1층 현관 출입문에 붙은 소박한 편지글. 거기 사는 어떤 주부가 A4지 종이 한 장에 써서 붙인 내용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참 정이 넘치는 아파트였다. 이런 주민들도 있었다니…. 그 아파트에 살지 않는 외지인인 나조차도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친구에게 찾아가 그 편지글 이야기를 건넸더니 친구도 알고 있었다. 빙그레 웃던 친구는 그 경비아저씨가 올해 67세고,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직하신 분인데 워낙 품성도 바르신 데다 아파트 아이들을 친손주처럼 잘 돌봐주시고, 친절이 몸에 배어있으셔서 주민들이 친부모처럼 대하던 분이라 했다. 그런 분이 떠나신다기에 제주로 가시거들랑 건강하게 사시라는 뜻에 몇몇 사람들이 십시일반 마음을 담아 셔츠 한 장과 구두 한 켤레 준비했다는 것이다. 요즘 일부 아파트에서는 주민들이 경비원들에게 갑질 하거나 막 대하는일 때문에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경비원들은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거나 자존심이 상해견디지 못한 채 떠나는 분도 있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도 있다니. 우리 성남에는 시민들의 아름다운 바이러스가 사회 전체를 감염시키고 있는것 같아 돌아오는 길 내내 달콤한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6년 11월 7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 화 031-729-2076~8 이메일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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