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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올해는 말이지

최선희 | 분당구 삼평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1/23 [13:5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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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우리는 늘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하지만 그 약발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다짐을 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부터 새해 다짐을 했으니 거의 45년 넘게 한 셈이다. 학생 시절이었을 땐 가장 먼저 ‘공부를 열심히 하자’였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독서 많이 하기, 절약하기,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기, 운동 열심히 하기 등 다양한 종류의 다짐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중년이 되고 나서부터는 ‘해봐야 지키지도 못할 테니 그냥 사는 대로 살자. 괜히 이것저것 다짐했다가 흐지부지 되면 나에 대해 실망만 하게 되니 죄만 짓지 않고 살면 된다‘는 식으로 다짐을 외면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고. 그런데 올 봄에 아들까지 장가를 간다고 생각하니 부모 역할은 기본적으로 끝났다 싶고 내 나이도 이제 곧 60인데 아무런 계획 없이 무의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화들짝 정신이 든다.
내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일까? 나중에 더 늙어서 그때 왜 그걸 하지 않았을까 후회 될 것 같은 일은 무엇일까?
우선 나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고 고민해야 할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무작정 남들이 요가를 하니 요가를 하고 기타 치는 모습이 멋있으니 시작해보고 이랬다가는 금방 ‘이건 아니야’ 하고 포기해 버리게 될 것 같으니 말이다.
섣불리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이것저것 시작하기 전, 올 한해는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져볼 일이다. 나는 '나'에 대해 아직 모르는 부분이 참 많은 듯하다. 나와의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가 끝나고 난 뒤, 그때 가서 어떤 다짐, 어떤 시작을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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