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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성남! 저 자립했어요

장애를 극복하고 자립에 성공한 이혜연 씨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3/23 [13:46]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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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시간 생활보조인과 함께 외출한 이혜연 씨(왼쪽)     ©비전성남
눈빛이 선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소녀, 기자와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에 머물러 있는 소녀, 그녀를 만나러 길을 나섰다. 15년은 훨씬 지난 것 같다. 소망재활원 원생들과 외출하던 날, 휠체어를 밀어주며 처음 짝꿍이 됐다.
1988년 소망재활원에 들어왔다는 이혜연(35·야탑동) 씨는 가족이 없다. 선천적 척추 측만증으로 지체장애 1급이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2012년 8월 소망재활원을 퇴소, 24년 만에 자립했다. 금광동과 성남동에서 생활하다가 임대아파트를 신청해서 지난해 12월 새 아파트에 입주했다.
소망재활원 시절은 원생들과 싸우기도 하고 금방 친해지기도 하면서 정이 들었다. 때가 되면 찾아오는 가족들이 부럽기도 했다. 부모님 얼굴 한 번 봤으면 하는 소원도 있었지만 몸보다는 마음이 자라면서 부모님 생각을 내려놓게 됐다.
상원초등학교 특수학과를 개근할 만큼 열심히 다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 과목 검정고시로 합격해 장애인의 날 표창장을 받았다. 성남사이버문화축제에 자주 참여해서 정보검색분야 장애인부 동상·은상을 차지하고, 성남시장상과 시의장상을 수상했다.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에서 ‘장애청년 자아성찰을 통한 체험적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키우고 나를 찾는 노력’을 했다. 지난해 11월엔 중증장애인활동가 자립생활 멘토링 아카데미를 수료했다.
자립한 지금은 재활원에서보다 원하는 생활을 할수 있어 편하고 자유롭지만 처음에는 두렵고 많이 외로웠다고 한다. 혜연 씨는 생활보조인과 함께할 수 있는 바우처 서비스를 받고 있다. 낮 시간을 함께해 주는 김민정 씨는 중학교 때 재활원 봉사자로 왔을 때 혜연 씨를 만났다. 결혼 후 혜연 씨의 부탁으로 다시 만나 어느새 1년이 됐다. 센터시설에 갈때도 동행해 주고, 탄천 산책도 하고, 장도 함께 본다. 저녁부터 아침까지 4년째 함께 생활하는 이예지 씨는 대학생이다. 혜연 씨보다 나이가 적지만 함께 장난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남한산성·율동공원·중앙공원 외에도 좋아하는 바닷가에 데려가 준다.
이혜연 씨는 “생활보조인들은 내게 가족이고, 성남은 고맙고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혜연 씨는 반려견 ‘쿠키’를 키우고 있다. 목욕도 직접 시키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쿠키’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갖는다. “전동휠체어를 새로 신청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그동안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요즘은 여의치 않다. 일자리도 찾고, 자신감을 더 키워서 걸어 본 적 없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나를 찾는것”이 요즘 혜연 씨의 바람이다.

이화연 기자 maekr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