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5월 5일(5월 30일) 분당구 대장동에서 ‘벌장투리 단오제’가 열렸다. 벌장투리는 대장동의 옛 이름으로 ‘넓은 땅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대장동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매년 단오에 느티나무 아래 모여 제사 형식을 갖춘 작은 단오제를 지내왔다. 그러나 올해는 마을 주민 모두를 초대했고, 지역인사도 참석하고 축하공연도 있는 큰 잔치로 단오제로 열었다. 이날 단오제는 들놀이패가 신명나는 농악으로 흥을 돋으며 마을을 도는 길놀이로 시작했다. 대장동의 상징... 500년 된 느티나무
마을 주민 정 씨는 “가족의 건강과 좋은 인연, 그리고 감사한 일상이기를 기원했어요”라며 “500년이란 세월이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시간인데 그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이 느티나무가 늘 신성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저의 소원을 꼭 들어 줄 것만 같아 오늘은 예쁘게 절하며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호호호” 하며 마치 그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 듯 밝게 웃었다.
대장동노인회 김광오(75) 회장은 “대장동 단오절 행사는 이곳 원주민들이 수백 년 전부터 매년 이 느티나무 아래 모여 단오제를 지내왔다”면서 “예전에는 단오 일주일 전부터 3명이 1개조로 느티나무 아래 모여 커다란 동아줄을 엮어 느티나무 가지에 그네를 매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네를 맨 나뭇가지가 상할까 봐 매년 나뭇가지를 달리해서 그네를 설치했을 만큼 느티나무를 소중히 여겨 지금은 대장동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한다.
분당을 상징할 지역문화로 자리매김하길 희망 이번 단오행사를 기획한 마을 주민 남궁수혜 씨는 “마을이 점점 도시화로 개발되면서 아름다운 옛 풍습까지도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주민들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앞으로 ‘벌장투리 단오제’가 분당을 상징할 만한 지역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역특성에 맞는 행사를 개최해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사라져가는 전통 미풍양속을 되살리며 활력을 주는 전통 민속행사로 더욱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단오는 음력 단오일(5월 5일)은 우리의 고유 명절로 단오의 풍습은 모내기를 거의 끝낸 시점이라 한 해 풍년을 기원하면서 그네뛰기 등 각종 민속놀이로 즐겼다. 이날 여인들은 창포를 삶아 그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윤기가 나고 빠지지 않으며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며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즐겼다. 또 음력 5월은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로 더위를 타지 말고 건강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직접 신하들에게 단오선이라는 부채를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정경숙 기자 chung09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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