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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이웃 먼저 생각하는, 비타민 같은 성남 사람들

김만석 | 분당구 수내동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6/23 [12:1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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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집에 찾아갔던 지난 주말이었다. 동생은 삼평동 봇들사거리 쪽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단지 내로 들어서다가 눈에 띄는 벽보를 발견했다. 어느 입주민이 다른 주민들에게 호소하는 내용이었는데 그게 참 놀라웠다.

‘저는 OO동에 사는 아무개라 합니다. 아파트마다 고생하시는 경비 아저씨들이 계십니다. 얼마 전 이분들이 집에서 싸온 차가운 도시락을 드시거나 라면을 끓여 드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경비실에 작은 전자레인지 하나 사 드렸으면 해서 의견 올립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경비라는 이유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시는 것 같아 반성을 하게 합니다. 함께 참여하실 분은 관리사무실로 연락 주십시오.’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전자레인지를 설치해 주자는 훈훈한 벽보가 붙은 것이다.

참, 생각이 깊고도 기특한 어느 주부의 아이디어를 보고 흐뭇한 마음으로 동생네 집에 올라가 이 사실을 알려줬다. 동생은 바쁘게 직장을 오가느라 미처 못 봤는데 자신도 돈을 좀 보태야겠다며 제수씨에게 이야기를 건넸다. 모든 세대에 일률적으로 돈을 걷는 것보다는 참여하고 싶은 주민들만 모금하는 방법이니 모양새도 더 좋았다.

지금도 기억나는 1990년대 초반 과자회사의 광고가 있다. 한 어린이가 아파트 경비원에게 초코파이를 살짝 건네주고 수줍은 듯 달아나는 내용이다. 이 광고는 따스함을 주제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광고가 사라질 무렵 TV화면에 떠오른 단 한 글자는 '정(情)'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경비원들의 졸음을 쫓아 주고 지친 어깨를 펴게 해주는 비타민이다. 이웃을 배려하는 성남시민들 모두 참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