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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요리하는 남편, 당신을 응원합니다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7/07/24 [08:2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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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남편, 당신을 응원합니다
이순애 | 분당구 백현동
 
남편이 실직했다. 갑자기 닥친 일에 남편은 패닉상태로 암담해했다. 처음 며칠간은 말 붙이기도 어려웠고, 며칠이 지나자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다시 며칠간은 등산로로 출근하던 남편에게 속는 셈치고 추천한 곳이 바로 요리학원이었다. 남편은 실직 전 종종 주말에 앞치마를 두르고 가족들에게 ‘요리 서프라이즈’를 선물하던 재주꾼이었다.
어? 그런데 웬일... 요리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남편이 취미를 붙이더니 수업 8개월 만에 한식 자격증까지 따냈고 급기야 조그만 국수집 하나 차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몰랐을 뿐이지 요리에 잠재능력이 있었나보다.
얼마 전 들은 친구 남편의 이야기도 남편의 변화와 비슷했다. 친구 남편은 기러기 아빠였는데 혼자 몇 년을 살다 보니,어느 날 영양실조가 왔단다. 그래서 결국 직접 요리를 해 먹기로 하고 요리책을 사서 독학하며 어떤 때는 동료들을 불러서 같이 나누어 먹기 시작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이분은 일류 요리사 뺨치는 전문 실력을 갖추고 아내가 돌아오면 퓨전요리점을 하나 낼 계획이란다.
내 남편과 친구 남편에겐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절박함’이다.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열심히 요리를 배운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많이 배워서 다시 생계 현장으로 뛰어나가 자신의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고 다시 여유롭게 웃을 수있는 날들을 간절히 그리는 우리 시대의 남편들. 아빠들이 요리를 배우는 현장은 그렇게 치열하고도 뭉클하다.
“실직 후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아빠들 힘내세요. 세상의 모든 아빠들 다 같이 힘내세요!”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7년 8월 7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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