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의 무게
정고운 | 분당구 야탑동 요즘 딸아이가 부쩍 칭얼대고 짜증을 낸다. 가장 좋아하는분유를 먹고 나서도, 낮잠을 자고 일어나 잘 놀다가도 수시로 울고 안아 달라 보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 버럭 화를 낼 때가 많다. 순간 화를 내고 돌아서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말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런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엄마.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삼남매를 키운 엄마는 가끔 우리에게 버럭 화를 내시고는 했다. 그럴 때면 막내인 나는 겁이나 눈치를 보며 엄마 기분을 달래기 위해 듣기 좋은 말들을 골라서 했다. 엄마를 잘 이해하는 딸 같았지만 마음으로는 엄마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엄마는 왜 짜증을 내지? 소리 좀 안 지르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엄마는 나에게 ‘감정기복 심하고 짜증 많은 엄마’일 뿐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에게서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다. 어린 시절, 엄마가 보이질 않아 집안 여기저기를 누비며 엄마를 찾은 적이 있다. 끝내 엄마를 찾은 곳은 뒷마당 노란 전구 불빛이 밝혀진 창고 같은 공간이었다. 엄마는 그 불빛 아래서 울음소리를 삼키며 서럽게 흐느끼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는’ 딸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나는 엄마가 처음부터 어른이고 처음부터 엄마인 줄 알았다.엄마는 적어도 자식에게만큼은 완벽한 어른이어야 하고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딸아이를 키우면서 이제야 깨닫고 있다. 내가 지금 완벽한 엄마가 아닌 것처럼, 그때 나의 엄마도 완벽한 엄마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때 나의 엄마도 누군가의 돌봄과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연약한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해가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더욱 약해지시는 엄마가 이제는 이 세상 누구보다 나에게 가장 완전한 엄마다. 더위와 함께 육아로 자주 지치게 되는 요즘, 엄마가 많이 보고 싶어진다.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더욱 잘하라고 다그치기보다 ‘지금도 충분해. 오늘도 수고했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야겠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7년 8월 7일(월)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 -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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