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날았다. 지난 9월 1일 열렸던 제45회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야탑고등학교는 충암고등학교를 2:1로 꺾으며 창단 20년만에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성남지역 고교야구팀 최초의 우승이자 경기도 전체에서도 2005년 이후 올린 첫 쾌거였다. 저학년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전략으로 시즌 초반의 부진을 깨끗이 털어낸 김성용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자율성을 가장 중시한다. “선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찾도록 이끌어 준다”는 김성용 감독은 “끝까지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팀을 아우르다 보면 가끔 속 썩이는 동생들도 있다며 웃는 맏형 김동영 주장, 겁 없는 1학년 신예 안인산 선수, 시합이 재미있다는 당찬 2학년 선수들, 슬럼프를 이겨내고 봉황대기 최우수선수로 등극한 전성재 선수. 내년 프로야구 입단의 영광을 일궈낸 3학년 이승관(한화 입단예정), 신민혁(NC 입단예정) 선수 등 감독의 신뢰 속에 선수들은 더 단단해져 가고 있었다. 오재원(두산), 오재일(두산), 윤석민(KIA) 등 유명프로야구 선수를 여럿 배출한 야탑고. 2002년 단 13명의 선수로 봉황대기 8강에 올라 고교야구계를 놀래켰고, 올 봉황대기의 16강, 8강, 4강도 모두 역전승으로 진출했을 정도로 막강한 팀이다. 지난 6월 전국체전 예선경기 때 10:0의 스코어를 10:13으로 역전시켰다는 뒷이야기에는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그런데 이런 역전의 귀재들도 당황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는데, 결승 전날 한 출전 선수의 유니폼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다. 결국 그 선수는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뛰어야했고,지금까지도 옷의 행방은 묘연하다니. 누구의소행일까. ‘선수를 흠모해 온 어느 여고생의 대범하고 앙큼한 소행은 아니었을까’라는 엉뚱한 추측을 해본다. 역전을 거듭하며 봉황대기의 우승을 이끌어 낸 힘은 학교 방침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야탑고등학교는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최대한 보장하는 동시에 선수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필수로 들어야하는 오전 수업 외에도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수업을 마련해 경기력과 인성함양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 결승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멎는 것 같다는 이충휘 교장은 “아이들이 정말 큰일을 했다. 사회에 나가서도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야탑고등학교는 오는 10월 충북 충주에서 열리는 제98회 전국체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다. 2017 봉황의 주인 야탑고등학교, 그 당당한 위용을 또 한 번 드러내보자. 서동미 기자 ebu73@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