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하고 예뻐요. 이 길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에요. 친구랑 같이 사진 찍으려고요.” 하굣길이라는 조하은(상원여중 2) 양은 산타가 그려진 의자에 앉아 친구를 기다렸다. 지난 주말 청소년 자원봉사단이 양지동 걷고 싶은 거리 일대 양지동 주민센터와 을지대학교 후문 사이의 15개 의자에 알록달록 색을 입혔다.
양지동청소년문화의집(센터장 변호용)이 여성가족부 청소년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선정돼 10월 문화의 달을 기념해 지역만의 예술문화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거리 예술봉사활동으로 기획했다. 청소년자원봉사단 18명이 주축이 되고 단기 모집한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총 45명의 청소년들과 캘리그라피 곽은영 강사의 협조로 진행됐다.
먼저 길거리 의자 전체를 도색하고 그 위에 캘리그라피를 접목시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자원봉사단 활동에 참여한 배강희(은행중 2) 부단장은 “미술에 관심 갖고 그림을 많이 그리는데 도화지가 아닌 공공 미술활동은 제게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유영준(풍생고 2) 단장은 “제 작품이 길거리에 반영구적으로 전시가 된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겨요. 차후 보수까지 책임지겠습니다”라며 주말 시간을 내서 참여한 봉사활동에 뿌듯함을 전했다.
양지동 걷고 싶은 길을 걷다가 쉬어 갈 의자를 볼 때면 노후돼 앉기가 꺼려졌다면 이젠 골라 앉는 재미를 더했다. 의자 등받이에는 태양열로 점등이 되는 정원등을 부착해 해가 지고 나면 운치도 있다. 의자 옆 화단에 색색의 국화와 주렁주렁 열린 하귤나무의 탐스러운 과실은 눈요기가 된다.
김제희(78·단대동) 어르신은 “보기가 참 좋아요. 왠지 더 편안하네요”라며 가을풍경이 그려진 의자에 앉아 한참을 쉬어갔다. 양지동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자원봉사단은 지난해부터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공공미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자의 미술 재능을 ‘양지동 길거리 공공미술’이라는 예술활동으로 시각화 해내는 과정을 통해 청소년 주도로 지역사회에 재미를 기반으로 한 길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등굣길 인근 계단에 스티커작업으로 태양, 햇살 등을 나타내 한 폭의 그림처럼 완성했다. 숨 가쁘게 가파른 계단을 오르지만 잠시나마 눈이 시원하다. 장은지 청소년지도사는 “자원봉사단의 취지는 좋지만 처음엔 결과물에 대한 염려가 좀 있었어요. 고민하다가 진행된 사업인데 공공미술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열정적으로 참여한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독창성이 지역사회에 좋은 반향을 일으켰어요. 주거지역에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라며 자원봉사단의 거리예술 봉사활동이 청소년들의 재능과 마을이미지의 동반 성장에 의미가 있음을 전했다.
양지동청소년문화의집 031-729-9813 심희주 기자 heejoo719@hanmail.net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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