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성남시장 권한대행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모란가축시장을 4월 17일 공무원 150여 명과 함께 찾았다. 살아있는 가축을 취급하다가 최근 일반음식점으로 업종 전환한 3곳 식당을 차례로 방문해 상인들을 응원했다.
싱싱한 활어와 대게, 각종 해산물로 먹거리를 제공하는 '싱싱활어회 대게센터', 건강식 탕요리를 전문으로 한 '전주집', 한방황칠 백숙 전문점, 이 세 곳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상인들을 응원하고 더불어 매출 증대에도 한몫 거들겠다는 뜻을 모은 성남시 공무원들은 각 식당에서 생우럭탕, 삼계탕, 묵은지 고등어 요리 등 따뜻하고 맛있는 한 상을 받아들고 풍요롭고 뜻깊은 점심시간을 즐겼다. 이 3곳 음식점은 중원구 성남대로 1,127에 있던 22곳 개고기 취급 점포 중 일부로 짧게는 10년, 길게는 35년 동안 이곳에서 개 도축, 식육견을 판매해왔다.
성남시가 도시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모란상인회와 2016년 12월 13일 체결한 모란가축시장 환경개선사업 업무협약을 계기로 상인들은 개 도축 시설을 자진 철거하고 일반음식점으로 업종 전환을 시작했다. 현재 모란가축시장에는 건강원 18곳, 일반 음식점 3곳, 개고기 취급 업소 1곳이 영업 중이다. 수일 내로 부안마실골(치킨전문점), 태양한우돼지 고깃집, 눈꽃치킨 등 서너 곳 더 업종전환으로 개업을 알릴 예정이다. 이재철 성남시장 권한대행은 “상인들께서 오랜 기간 운영해 온 영업방식을 전환하는 데 두려움이 있을 것으로 안다”면서 “동물보호에 관한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에 이젠 스스로 변화해야 하고, 이러한 변화에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업종 전환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평소에 외식과 회식을 즐기는 거리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모란시장 내 개고기 취급 업소는 1960년대 시장 형성과 함께 들어서기 시작해 2001년 54곳이 가축을 진열, 도축해 판매했다.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소비가 주춤해져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영업한 22곳 개고기 취급 업소에서 거래된 식용견은 한 해 평균 8만 마리다. 그동안 개 도살과 소음·악취로 지역주민들 민원과 동물보호단체의 반발이 끊이질 않았다. 이에 시는 모란상인회와 살아있는 개 보관함, 도살장 등의 시설물 자진 철거에 관한 협약(2016.12.13)을 하게 됐다. 2017년 2월부터는 개고기 취급 업소의 자진 정비를 유도하면서 지원책도 다각적으로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환경개선을 위한 비가림막 설치를 완료했고, 대상 업소가 일반음식점 등으로 업종 전환할 경우 옥외영업 허용, 업종 전환 자금 알선, 경영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한편 3곳 음식점에서 각자의 입에 맛는 메뉴를 받아든 직원들의 대화에선 "맛있다, 깔끔하다, 다음 회식은 여기서 하면 어떨까?"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알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 한현석(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정말 맛있게, 배부르게 잘 먹었다"며 식사를 마무리한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매운탕 양푼에 라면 사리 올려 놓고 공깃밥 추가를 외치는 직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모란시장(모란가축시장)은 혐오시설, 기피시설이란 인식으로 모란민속오일장의 오점인 상태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사람들은 그곳을 지나가기를 꺼려했고 행여나 지나가게 되더라도 눈살를 찌푸리고 코를 막고 인상을 구겼다. 지금 모란시장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그동안의 오점을 과거의 저편으로 몰아내게 될 것이다. 새롭게 불고 있는 바람 속에는 맛있고 건강한 냄새가 섞여있고 사람들은 그 냄새를 찾아 하나 둘 모여들 것이다. 취재 윤현자 기자 yoonh1107@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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