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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성남인] ‘엄마와 나 그리고 그림’

존중과 격려로 같은 길을 가는 모녀화가 이야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04/23 [14:58]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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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자 & 김미아 모녀전(母女展)’.
 
지난 2월 야탑동 한 교회에서 엄마 양영자 화백과 딸 김미아 화가의 모녀 전시회가 열렸다. 올해로 벌써 9회째. 모녀는 해마다 전시회를 꾸준히 열고 있다. 딸이 그림을 시작하면서부터 간직한 소망이다.
 
엄마 양영자 화백은 교직에서 아동미술을 시작으로 작업실과 지역에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양 화백의 강의는 열정과 애정이 가득하다. 2년 예정 강의가 6년을 넘기기도 했다.
 
딸 김미아 화가. 어린 시절 그림으로 상도 많이 받았지만 고등학교는 이과로 진학하고 대학에서는 원예를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학사편입으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돌고 돌아 캔버스 앞에 다시 섰다.
 
“제일 가는 붓으로 100호 캔버스를 가득 채워요.” 양 화백은 딸의 책임감과 완벽주의에 혀를 내두른다. 화백은 같은 화가로서 딸을 존중한다. 작품에 대해 조심스레 조언은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 양 화백의 그림은 감성과 연륜이 느껴지고 여백이 중심인 듯하다. 팝아트 작가인 딸의 그림은 생기가 넘치면서도 사색적이다. 미아 작가는 그림보다는 인품이 먼저다. 바른 사람이 먼저라는 부모님의 가르침과 사랑 덕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모녀를 기이한 모녀라고 한다. 모녀는 가까이 살면서도 같이 누울 때면 이야기가 소곤소곤 새벽까지 이어진다. 엄마는 딸을 “해맑고 천사 같은, 애틋하고, 없어서는 안 될 친구”라고 한다. 딸은 “엄마는 저의 멘토이자 언니이자 친구예요. 어린 시절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어요. 많이 위태로웠는데 의지와 신앙으로 극복하시는 걸 보면서 더 존경하게 됐어요. 그리고 부모님에게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라며 목이 메었다.
 
양영자 화백과 딸 미아 작가는 인생길에서는 사랑과 믿음으로 단단히 묶인 동지자 화가로서는 존중과 격려로 서로를 아끼는 동료다. 앞으로 미아 작가는 대학 강단에 서기 위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고 양 화백은 치매환자들과 함께 그림을 그릴 생각이다.
 
인터뷰 말미 딸에게 짧은 편지를 부탁했다. “엄마! 지금까지 미아 엄마로 든든히 계셔 주셔서 감사해요. 엄마로서 화가로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더욱 건강하셔서 10년, 20년 후에도 모녀전 계속해요.”  
 
인터뷰 내내 사랑 가득한 모녀를 보며 행복했던 기자도 이들의 모녀전이 10년, 20년 후에도 계속되길 기대한다.  
 
전 우 선 기자  foloj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