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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케어(老老Care)를 통한 건강한 노인소비자 교육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8/11/23 [15:51]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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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소비 피해사례를 연극 중이다.     © 비전성남
 

분당노인종합복지관의 한 교육실. 세 명의 어르신이 신세한탄을 하고 있다. 자세히 들어보니 한 명은 먹기만 하면 회춘하고 몸이 좋아진다는 녹용이 든 고가의 약을 사고 효과가 없어 반품을 하려고 연락하니 연락이 안 된다고 한다. 다른 한 명은 과장광고에 속아 동안크림을 100만 원이나 주고 샀는데 써보니 피부에 문제가 생겨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또 다른 한 명은 체험만 해볼 요량으로 400만 원짜리 침대를 받았다가 꼼짝없이 물건 값을 치러야 할 상황이다.

    
▲ 딸이 찾아와 해결잭을 제시하고 있다.     © 비전성남

 

이때 딸이 찾아와 매번 과장광고에 속아 물건을 구입하는 엄마와 이모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판매자와 연락이 안 되거나 반품을 안 받아 준다고 혼자 고민하지 말고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전화하세요. 14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니 꼭 상담 받아 보세요.”

 
▲ 피해예방 노래에 맞춰 율동     © 비전성남

 

음악과 노래에 맞춰 율동이 시작된다. ‘말해 뭐해. 공짜 선심에 상품을 구입했지만 저 물건을 보면 근심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지. 통화는 안 돼! 억지를 부려! 그럴 땐 언제나 누르면 돼! 14일 이내 청약 철회 가능. 세상에 공~짜는 없어! 1372~ 1372~’

    

신체적·인지적 기능 저하로 방문판매나 통신판매와 같은 상술의 주요 피해대상이 되는 어르신을 위한 노인소비자 피해예방교육 연극이 진행되는 현장이다. 이 교육을 위해 수많은 회의와 연습이 있었다. 어르신들이 내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아모르파티’라는 인기가요에 가사를 개사해 정보전달 효과를 극대화했다. 노래도 직접 불러 녹음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대사를 외우고 춤 동작을 몸에 익히기까지, 쉽지 않았을 열정을 쏟아부은 모습이 보였다.

 

 

경기도는 2015년 2월 기준 전국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가장 많다. 총 인구의 14.6%인 712만 명이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로 2011년부터 매년 많은 노인들이 은퇴하고 있으며 열정과 역량이 있는 젊은 노인들이 할 일이 없어져 고독고에 시달리고 있다.

    

노노케어(老老Care)는 열정과 역량은 있으나 일자리가 없는,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노인들을 적극 활용해 고령의 노인들을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경기도 지원을 받아 (사)소비자시민모임 경기지회가 하고 있는 사업이다.

    

노인소비자 교육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상술이 다양하고 지능화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효능을 부풀리는 등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사기 예방교육을 통해 노인소비자들의 경제적 손실과 심리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이다.

    
▲ 노인소비자 피해 예방 교육     © 비전성남

 

노인소비자 피해사례 연극이 끝나고 (사)소비자시민모임 경기지회 성남지부 송미예 강사의 강의가 이어졌다. 노인소비자들은 신체나 인지기능의 저하로 통신·방문판매의 주요 피해대상이 되고 있다. 또 풍부한 경험을 믿고 정보를 얻거나 물품을 구매할 때 경험에만 의존해 구매하기 쉽다. 전통시장이 줄고 복잡한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와 복잡한 상품설명서 등은 노인소비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 노인소비 피해유형     © 비전성남

 

노인소비자들의 큰 피해유형을 보면 건강식품, 의료기, 홍보관, 전화권유 판매 등이다. 한 설문 결과 소비 피해 경험이 있는 노인들 중 71.9%가 물품을 그대로 가지고 있거나 요금을 지불했고 이들 중 33.6%가 본인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노인소비 피해 사례     © 비전성남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식품 구매 전 자신의 체질과 건강상태, 식품성분을 확인한 후 구매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반품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인증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인증표시     © 비전성남

 

의료기 상술 피해를 막기 위해서 의료기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구입해 사용하고 판매원의 질병치료 효과 강조 내용을 계약서상에 명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공짜 찬스나 신제품 홍보를 위해 무료 사용 등을 권유하는 통신판매는 샘플과 본품을 함께 보내 상품을 개봉만 해도 물건 값을 지불하게 하는 수법이므로 본품은 절대 상자를 열지 않고 반품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

    
▲ 청약철회     © 비전성남

 

판매 피해를 입었을 경우 다단계·전화권유·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계약서를 교부받은 날부터 14일 이내(통신판매·전자상거래 7일 이내)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청약철회 의사를 통지하는 방법으로는 판매자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발송했다는 사실을 우체국에서 공적으로 증명하는 등기 취급 우편 제도인 내용증명을 이용할 수 있다.

(※ 청약철회 -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한 뒤 일정 기간 내에 아무런 책임 없이도 구매를 취소할 수 있는 제도)

 
▲ 내용증명     © 비전성남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등의 금융사기는 젊은이들도 속을 만큼 지능적인 수법을 동원해 노인들이 피해를 당하기 쉽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경찰이나 정부 같은 공공기관에서는 절대 전화로 개인정보를 물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전화를 받았을 경우 절대 정보를 알려 주지 말고 전화를 끊은 후 해당 기관에 연락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도록 한다.

    
▲  노인소비자 교육에 참가한 어르신들  © 비전성남

 

유익한 교육도 받고 홍보물도 받았다. 오늘 교육을 받은 최정금(69·금곡동) 어르신은 “전화 판매로 공짜라며 화장품을 보내줘 받은 경험이 있다. 노인들에게는 이런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을 참관한 윤성현 사회복지사는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외부자원 연계 교육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는데, 오늘 교육은 연극 형식으로 진행돼서 어르신들의 호응과 집중이 아주 좋아 보였고 이해도가 최상인 것 같다”며 “어르신들에게 쉽고 친근한 교육이 더 효과적이며 많이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 소비자 상담전화     © 비전성남

 

세상에 이유 없는 공짜는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기억해야 한다. 의심이 가면 확실하게 거절하고 개인정보나 신용정보는 절대 알려 주지 말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절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자녀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소비자상담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취재 나안근 기자 95n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