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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비록(懲毖錄)』과 『간디 자서전』 읽고 겪기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2/22 [12:1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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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징비록(懲毖錄)』 얘기

“아아! 임진년의 전화(戰禍)는 참혹했다. 수십일 동안에 삼도를 지키지 못했고, 팔방이 산산이 무너져서 임금께서 수도를 떠나 피란(播越)했는데, 그러고서도 우리나라에 오늘날이 있게 된 것은 하늘이 도왔기 때문이다.”
― 이재호 옮김, 징비록(역사의 아침 판, 2010년 5쇄 발행 본) 12쪽 ―
 
세계사연표에 보면 ‘1587년(선조 20, 丁亥) 2월에 녹도(鹿島)·가리포(加里浦)에 왜구(倭寇)가 침입하다’로 나와 있다. 그렇게 430여 년 전부터 왜국과 우리나라는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와 말 겨루기를 해왔다. 그러다가 1592년 선조 25 壬辰년에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났다.
 
그렇게 이 나라에 쳐들어온 왜국 군대는, 7년에서 8년 동안, 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우리나라 당시 인구 4분의 1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렇게 해서 벌어졌던 전쟁의 참화 이야기를 당대의 빼어난 학자로 벼슬살이를 하던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은, 『징비록』이라는 제목을 붙인 저술을 일지체로 적어, 우리 뒷사람들에게 남겨 놓았다. 저자 스스로 밝혀 놓은 머리말에 이렇게 적혀 있다.
 
‘징비록’이라는 말의 뜻 또한 시경(詩經)에 있는 말 ‘내가 지난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뒤에 환난이 없도록 조심한다’는 뜻을 옮겨다 매겨 놓았다. 이 책은 415쪽에 닿는 크고도 묵직한, 이 나라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귀중한 말씀자산이다. 한국 사람이면 아마도, 반드시 꼭 읽어 둬야 할 귀중한 책으로 소개하고자한다. 과거를 잊는 백성은 앞날도 희망이 없는 법이다.
 
둘째  『간디 자서전』 얘기

 
15세기 뒤쪽의 스페인 여왕 이사벨라에게 돈을 빌려 새로운땅을 찾아 떠다녔던 콜럼버스(Columbus=1451-1506), 이 우스꽝스러운 이탈리아 사람은, 남들이 이미 거기 살고 있던 땅을 새로 찾아내었다고, 헛소리 펑펑 치며 나댄 날건달이었다.

그가 찾아내었다고 간 곳은 카리브해였고, 거기 살던 타이노족들을 100년 만에 멸종시켰다는 천박한 얘기는 서양 사람이 증언한 이야기다.(더글러스 러미스가 쓴 책, 『경제성장이 안 되면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녹색평론사 판 2002년, 137쪽 참조)

19세기 서양의 제국주의 책략은 커다란 질병이었고, 그것은 이 지구 사람과 땅을 추하게 더럽히는 마음의 바이러스였다. 대영제국이 남의 나라를 쳐들어가 그곳 물자와 인력, 그리고 자연 모두를 빼앗아 더럽히면서 부끄러움을 잃었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이런 코미디 대본을 읊조렸던, 그 더러운 시대에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로 떨어졌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가운데 마하트마 간디(MOHANDAS K.GANDHI=1869~1848)는 폭력에 대항하는 무기로 비폭력이라는 엄청난 무기를 썼으며, 영국의 천한 제국주의 권력패들은 그를 참으로 두려운 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여러 판본이 나와 있다. 1982년 <한길사>에서 함석헌이 옮긴 판본(646쪽)이 나와 있고, 2007년에 영남대학교 법대교수 박홍규가 옮긴 734쪽짜리, 판형조차 더 큰 책이 나와 있다.

남을 내 있음의 수단으로 삼거나 남의 것을 제 것으로 빼앗아 챙기려는 일이야말로, 가장 더러운 쓰레기처럼 보이게 만드는, 이 두 책을 나는 여러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이 책들 속에는 사람살이의 고귀한 뜻이 무엇인지, 더러운 뜻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알게 하는 힘이 가득 차 있다.
 

▲ 정현기 문학평론가     © 비전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