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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사랑하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요"

지적장애인 김민우 바리스타의 느리지만 행복한 도전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4/11/21 [16:00]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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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만드는 커피요?
  카푸치노입니다.”


가장 잘 만드는 커피가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책을 읽듯 또박또박 대답하는 김민우(20·성은학교 전공과 1) 씨. 그는 커피로 꿈을 키우는 지적장애인 바리스타다.
지난 10월 31일 성남시 율동생태학습원 ‘카페 뜨랑슈아’에서 열린 ‘성남 시장애인바리스타 경연대회’에서 최
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커피향이 좋아서 이 일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1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커피의 기본메뉴 에스프레소와 라떼 종류는 거의 다 만든다.
“제가 카푸치노 한 잔 만들어 드릴게요.” 그는 조금 더딘 손길이지만 정말 진지하게 정성을 다해 커피를 내린다. 커피 위에 그려놓은 하트모양이 삐뚤게 된 것이 미안하다며 작은 미소로 커피를 전하는 김민우 바리스타.
그의 어머니 조주은(44) 씨는 “민우가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없어서 바리스타 교육도 취미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즐거워할 줄은 몰랐습니다”라며 “비장애인보다 몇 배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했던 교육시간에도 매일같이 교육장에 나와 연습하고 시험과정을 익히는 민우의 열성과 도와주신 선생님들의 정성, 격려 모두가 그저 감사할 뿐” 이라며 마음을 전했다.
‘커피를 사랑하는 바리스타가 되는것’이 꿈이라는 김민우 씨. 이미 바리스타 자격을 갖춘 그이지만 고객 응대나 주문 접수 등 차 한 잔이 나오는 과정 전체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는 매주 목요일 성남교육청에 직업체험 실습을 위해 두세 번 차를 갈아타고 다니면서도 커피 만드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느리게 가도 아들이 행복해진다면 괜찮다”는 그의 어머니 조 씨는 “다만 장애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낄 수 있고, 느리지만 이들의 행복한 도전에 격려가 되는 일터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커피를 내리는 것도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는 김민우 바리스타. 그가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는 캐러멜 마끼아또라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답은 간단했다. “달콤해서….”

정경숙 기자 chung09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