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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공공디자인 칼럼 (8) 비우고 채워가는 도시

  • 관리자 | 기사입력 2008/08/25 [13:25]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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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에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공공디자인과 관련된 도시와 경관, 색채 등의 이야기 12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여덟 번째 시리즈는 비우고 채워가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비움과 채움으로 새옷 입을 도시를 기대하며

도시는 채워지고 채워져 간다. 많은 것이 채워져 있는 도시만큼 사람들은 삶을 행복으로 채워가고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공공디자인에 관심을 갖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공공디자인은 사람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도시를 위해 비우고 채워야 할 것이 많다. 푸르른 자연과 누구나 걷기 편한 거리, 주위와 조화를 이루는 색채, 주변과 어울리되 개성 있는 건축물과 조형물, 아담하지만 눈에 잘 띄는 간결한 광고물이 바로 도시를 채워야 할 요소들이다. 약속에 어긋한 광고물, 주위와 상관없는 혼자만 돋보이는 현란한 색채들, 개성 없는 건축물과 조형물, 지나친 정보과잉의 광고물의 자리는 ‘비움’에게 양보할 때이다.

여유 공간이 생기면 무엇으로 채워 넣고야마는 왜곡된 미학을 버리고 우리가 잊고 있던 여백의 미학의 자리를 만들고 적용해 나간다면 한결 여유로운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사진 1, 2> 결국 공공디자인의 경쟁력은 무엇을 비워내고 무엇으로 채웠느냐의 결과이기도 하다.

도시공간 비우기 그리고 채워가기!

공공디자인의 선진도시들은 일찍부터 사람과 자연을 배려한 공간을 채워가고 가꾸어 나가고 있다. <사진 4> 우리시의 경우에도 좁은 공간을 활용한 쌈지 공원과 공공기관에 옥상정원을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자연에게 자리를 내주는 배려를 하기도 한다.<사진 3>

미국 시카고의 경우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절감 건축물에 인센티브를 주고 건물옥상을 활용한 정원을 늘려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아름다운 도시를 넘어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한껏 멋을 부렸지만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러운 옷을 입은 ‘채움의 도시’였다면 우리만의 멋이 있는 비움과 채움의 옷으로 갈아입을 때이다. 김정현_성남시청 도시산업디자인팀 전문디자이너

<사진 1> 담쟁이 넝쿨과 나무들, 꽃으로 밋밋한 언덕배기를 푸름으로 채워 넣은 우리시의 중앙로 거리. 자연으로 채워 진 공간이 많아질수록 사람들의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공공디자인은 소외의 대상이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자연이든 사람이든지.

<사진 2> 필요한 정보전달 외에 장식적인 요소들을 제거한 깔끔한 안내표지판. 한눈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주변의 위치도까지 자세히 안내하는 세심함이 돋보인다. 단순한 형태와 색감이지만 오렌지 컬러로 악센트를 줘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배려가 엿보인다. 비워냄으로써 오히려 더 잘 보일 수 있다.

<사진 3> 중원구보건소의 옥상을 활용한 정원이다. 높은 곳에서 보면 시멘트바닥 혹은 방수용 페인트 일색이던 도시의 옥상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자연을 느끼며 쉴 수 있는 이런 옥상정원은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매력 있는 공간이다.

<사진 4> 일본 요코하마는 항구도시의 장점을 살려 바다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좋은 것이라 해 무조건 남의 것을 적용하기보다 우리의 현실을 감안해 다듬고 채워갈 때 우리시만의 매력적인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