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향기가 달콤한 성남시민들
이영애 | 분당구 판교동 바쁘다는 핑계로 정신없이 사는 내게 얼마 전 가뭄에 단비같이 고마운 일이 있었다. 아침 하늘을 보니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아 아이에게 우산을 챙겨주었다. 결국 그날 비가 내렸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거실바닥 가득히 교과서와 참고서, 그리고 공책까지 예쁘게 펼쳐 말리고 있었다. 아이가 들려준 그날 하굣길에 있었던 일은 나에게 감동이었다. 사물함에 있던 리듬악기와 청소도구, 필기세트 등을 한 가방에 담아 들고, 다른 손에는 우산을 들고, 우산 손잡이에는 실로폰 세트와 물감세트를 걸고, 다른 보조가방에는 교과서와 노트, 참고서와 문제집을 담고 나섰단다. 아이에게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을 것인가! 그 모습을 지나가던 한 아이의 엄마가 보고서는 딱했는지 ”어머나, 이걸 어떻게 혼자 들고 가니? 집이 어디야? 우리 집 건너편이구나. 다행이다. 어쨌든 비오니까 빨리 가자”며 아이의 짐을 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선 자기의 짐을 집에 내려놓고 우리 아들의 짐을 우리 집까지 들어다 주고서는 비에 젖은 교과서가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는지 “아줌마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믿고 선풍기 가져와봐. 교과서 말리지 않고 젖은 상태로 두면 다 달라붙어서 못 쓰니까 꺼내서 말리자” 하면서 젖은 교과서를 꺼내 거실 바닥에 일일이 좍 펼쳐 놓고 선풍기를 틀어 바람을 쏘여 말리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고 한다. 아이는 아줌마 옷도 다 젖었다면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 얘기를 다 듣고 나니 얼마나 고마운지눈물이 핑 돌았다.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내 아이의 가방도 무거운데 우산까지 들고 도와줬을까?’ 생각해 본다. 이젠 나도 망설임 없이 꼭 그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 성남의 이웃들, 진정 고맙고 살가운 분들이다. 오늘도 성남 주민들에게서는 사람의 향기, 달콤한 향기가 난다. *독자 수필과 추천도서(원고지 5매 내외, A4 1/2장 내외), 사진(성남지역 풍경·사람들 - 200만 화소 이상)을 모집합니다. 2019년 6월 7일(금)까지 보내주세요(주소·연락처 기재). 채택된 작품은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실 곳 :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 031-729-2076~8 이메일 : sn997@korea.kr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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