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음악칼럼] 전쟁의 비극 속에서 탄생한 예술

라벨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 비전성남 | 기사입력 2019/05/22 [14:25] | 본문듣기
  • 남자음성 여자음성

 

▲ 파울 비트겐슈타인    © 비전성남

 
한국전쟁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6월을 맞아 전쟁을 배경으로 탄생한 클래식 음악 하나를 소개한다.

20세기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협주곡〉은 피아니스트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위해 만들어졌다. 20세기 위대한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형이기도 한 파울 비트겐슈타인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오른팔을 잃는 비극을 겪는다. 기존의 작품들을 더 이상 연주할 수 없게 된 비트겐슈타인은 여러 작곡가에게 왼손을 위한 작품을 의뢰해 한 손만으로 연주를 시작한다.

한창 피아노 협주곡(물론, 양손을 위한 작품이다)을 작곡하고 있던 라벨은 비트겐슈타인의 부탁을 받고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단 9개월 만에 완성한다.
 

▲ 모리스 라벨    © 비전성남

 
‘양손을 위한 작품보다 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라벨의 소망처럼 이 곡은 양손을 다 쓸 수 있는 피아니스트도 도전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왼손만으로 연주한다고 해서 단순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눈을 감고 들으면 어느새 연주자가 한 손으로 연주하고 있다는 생각은 사라진다.

유튜브에 이 작품의 주인공파울 비트겐슈타인의 연주 녹음과 카덴차(협주곡에서 협연자가 자신의 기교를 보여 주기 위해 오케스트라 반주 없이 솔로로 연주하는 부분) 연주 영상을 찾을 수 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상송 프랑수아의 연주 녹음을 권한다. 이 곡의 첫 음반을 낸 연주자로 현대적인 감수성이 돋보이는 연주라 평해진다.
 
프랑스에서 거주하고 있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음반도 추천한다.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그의 별명처럼 깊이와 진지함이 느껴지는 연주다. 한때 오른손 마비 때문에 왼손만으로 연주를 했던 미국 피아니스트 레온 플라이셔의 연주도 들어보길 바란다. 한 손으로도 두 손보다 더 다채롭게 연주하는 연주자를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피아니스트 유자 왕의 영상을 소개한다. 건반 위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춤을 추는 다섯 손가락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 유튜브에 ‘비전성남 음악칼럼 라벨’을 입력하면 위 영상을 모두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