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 성남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는 특별한 전달식이 열렸다. 지난 5월 지구촌어울림축제에서 센터의 외국인주민들이 운영한 음식부스 수익금 일부를 미혼모자 공동생활시설인 새롱이새남이집에 기부한 것이다.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성남시가 개최하고 외국인주민복지지원센터가 주관한 지구촌어울림축제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서로의 문화를 나누고 이해하는 문화교류의 장이다. 해마다 주제를 정해 부스마다 세계 각국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하고 즐기며, 국가별 전통 먹을거리 등도 판매하는 풍성한 행사가 열리는데, 센터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새롱이새남이집에 음식 부스의 판매 수익금을 기부했다.
“새롱이새남이집은 지역사회에서도 도움받고 있지만, 센터에서 이렇게 꾸준히 지원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외국인주민들이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모아주셨다는 것에 느낌이 남다르고요. 올해는 비도 오고 여건이 좋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공들여 판매한 수익금을 나누신 특별한 마음을 우리 엄마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새롱이새남이집 이선자 원장)
“저는 아들, 아들 엄마예요!”라고 소개하는 베트남어 상담사 호티우엔. 아들 둘을 키우며 몇 백 명 분량의 음식을 하려면 해마다 힘들지만, 그래도 모국을 알리는 기쁨에 행사가 기다려지고 기대도 크다고 전한다.
“우리도 결혼이민자로서 한국에서 많은 지원도 받고 한국어도 무료로 배웠는데, 이제 우리도 기부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분 좋아요. 저희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느 정도 정착하게 되고, 기부도 하게 되니 진짜 한국 사람이 된 거 같아 행복해요. 부스 만들고 음식 준비하느라 재료를 사 놓으면 상하지 않게 관리를 잘하는 것도 하나의 힘든 업무였어요. 그래도 좋은 일에 기부하니, 나도 이런 능력이 있구나, 어려운 사람에게 보탬이 될 수 있구나 싶어 정말 기쁩니다.”(중국 유진아, 캄보디아 히안 셍호르, 필리핀 조세린)
센터의 이소영 팀장은 “우리 센터에 오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거예요. 한 주 내내 일하고 주말에는 센터에 와서 공부하고, 정말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지구촌어울림축제도 나라마다 전시부스 제작하는 것이 정말 힘들어요. 여기 외국인주민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죠”라고 소개한다. 전시부스를 위해 본국에 가는 인편에 부탁해 물품을 가져오고, 준비기간에도 몇 달이 걸린다고. 본국의 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이번 행사에는 터키의 예술가가 와서 미술작품을 시연하기도 했다.
“본인들이 그렇게 고생해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해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도 모범이 되는 일입니다.” 이소영 팀장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가득하다. “다음에는 우리 새롱이새남이집에도 놀러오세요!” 이선자 원장의 초대에 센터에서도 흔쾌히 응했다. 외모는 다르지만, 엄마의 마음으로 서로 응원하는 여성들의 연대가 아름답다. 행사는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며 마무리됐다. “우리 모두를 위해 박수!” 취재 이훈이 기자 exlee1001@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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