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이제 초겨울이 됐어요. 더욱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황중걸(70·궁내동) 악단장의 힘찬 인사와 함께 어르신들의 뜨거운 박수소리가 퍼진다. 실버밴드 99빵빵의 신나는 연주가 시작되자 어르신들은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신다.
분당노인종합복지관 내 주간보호센터는 5·4·3급 치매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장애어르신 몇 분이 계신다. 적막감이 돌던 주간보호센터가 99빵빵의 연주로 갑자기 행복한 놀이동산으로 변했다. “꽃피는 동백섬에...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남은 세월이나 잘해봐야지...”
실버밴드 99빵빵의 평소 모습에 대해 김수정 사무원은 “순수 자원봉사신데 어르신들 위해 봉사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어르신들도 이 시간을 기다리셔서 참여율이 매우 좋다”고 했다.
실버밴드 99빵빵은 2011년에 창단돼 현재 9명의 단원이 있고 연주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안겨 주고 있다. 연 130회 공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매주 정기공연은 분당노인종합복지관, 성남아트센터, 중원구에 있는 성남시노인보건센터, 용인시청 노인복지관. 서울 용산구 노인복지관에서 하고 있고, 요양병원, 요양원 등에서 요청이 오면 수시로 또 연주한다.
조옥이(67·금곡동) 단원은 오늘 입은 빨간 재킷처럼 색소폰 연주도 열정적이다. “12월 25일에도 공연을 하러 가요. 요청이 왔으니 기쁘게 가야지요.” 시간이 허락하면 어디든 달려가는 99빵빵은 정해진 휴일이 따로 없다.
봉고를 치며 노래하는 최원희(72·정자동) 보컬은 톡톡 튀는 입담을 가진 분위기 메이커다. “언니, 오빠~ 우리 인생 잘 살았죠? 언니, 오빠들 이렇게 건강하고 우리도 언니, 오빠 위해 노래할 수 있고, 이만하면 우리 모두 잘살고 있죠?” 연주 도중 자주 나오는 언니, 오빠 호칭에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하다.
또 다른 봉고 주자인 장기현(73·상대원동) 보컬은 봉고에 대해 “봉고는 크고 작은 드럼 두 개를 붙여 만든 쿠바의 타악기”라고 소개하면서 “봉사를 하다 보면 자신이 힐링 된다. 남에게 베푸는 게 나에게 돌아온다”며 봉사의 기쁨을 이야기했다.
최상준(73·정자동) 색소폰 연주자는 봉사에 대해 “봉사하러 다니니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우리도 젊어진다. 참 보람있다”고 했다.
임현숙 요양보호사는 “99빵빵의 최고 자랑거리가 뭐냐”는 질문에 “성실함이 최고세요. 수년 동안 봉사하시면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어르신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너무 크세요. 어르신들에게 맞는 노래 선곡도 잘해 오시고, 1시간이 넘게 서서 연주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닌데 에너지와 파워에 놀랍니다”라고 전했다.
강경윤 요양보호사는 “실버밴드 99빵빵이 오시면 같은 나이의 편안함이 있으신지 어르신들이 공감대를 잘 형성하신다”고 했다.
봉고와 색소폰, 맛깔 나는 트로트의 멋을 살린 실버밴드 99빵빵의 활기찬 연주가 성남을 넘어서 용인, 서울로 전해지고 있다니 참 훈훈하다. 취재 구현주 기자 sunlin1225@naver.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