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독립운동의 역사가 담긴 3월을 맞아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과 그 속에 담긴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려고 한다. 2016년 개봉 영화 <밀정>은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한 소설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김동진/서해문집, 2010)을 각색한 영화다. 1920년대 활발히 활동한 무장독립운동단체 ‘의열단’과 그들과 연관된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황옥 경부 폭탄사건’은 1923년 의열단이 조선총독부·동양척식회사·매일신보사 등 일제 식민통치 기관을 파괴하려는 의도로 중국 상하이에서 제조한 폭탄과 무기를 조선인 경부(일제강점기 하위 경찰 관직) 황옥의 도움으로 경성에 들여온 사건이다. 영화는 이를 중심으로 의열단의 맹렬한 활동과 잔혹했던 일본 경찰 및 일제 앞잡이들의 이야기를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의열단과 일경의 긴박한 추격과 총격전, 의열단의 폭탄 투척 등 긴장감 넘치는 수많은 장면들을 뒤로하고 영화의 마지막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작품번호 72 제2곡의 아련한 선율과 함께한다. 평탄치 않은 역사 속 슬라브 민족의 우수가 서린 <슬라브 무곡> 작품번호72 제2곡은 다양한 슬라브 전통춤곡 형태를 지닌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중 ‘둠카dumka’(슬라브족, 특히 우크라이나인의 서사 발라드)의 형식을 따른다. 멜랑꼴리한 ‘둠카’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슬라브 무곡> 작품번호 72 제2곡의 선율을 배경으로 들리던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분/실재인물 김원봉)의 음성과 함께 영화 중반 의열단장이 경부 이정출(송강호 분/실재인물 황옥)에게 던지는 질문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아직 청산되지 못한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불러오는 국가적, 민족적 갈등 앞에 설 때 기억하면 좋을 대사라는 생각과 함께 이번 달 음악칼럼을 정채산의 대사로 마무리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어디에 올려야 할지를 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이 동지는 어느 역사의 위에 이름을 올리겠습니까?” ※유튜브에 ‘비전성남 영화속클래식밀정’을 입력하면 영화 관련 영상과 음악을 찾을 수 있다. 취재 조윤수 기자 choyoonsoo@gmail.com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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