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맛있는 치킨에 맥주 한 잔이 당기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는 한여름밤의 시원한 맥주가 급작스러운 배뇨 곤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50대 이상 중년 남성의 절반이 겪는다고 알려진 ‘전립선비대증’은 어떤 질환일까요?
전립선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크기가 점점 커지게 됩니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립선 내부를 지나가는 요도가 눌리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을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합니다. 전립선의 부피가 커질수록 요도는 점차 좁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 소변의 굵기가 가늘어지면서 배뇨 시간은 증가하게 됩니다. 전립선비대증은 긴 시간 동안 천천히 변화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단번에 알아차리기가 어려워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빈번합니다. 이미 그 정도가 심해 배뇨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도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의 정확한 발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크게 노화와 호르몬의 변화, 약물 복용 및 음주, 외부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외부환경은 주로 기온에 의한 것인데, 추운 겨울에는 낮은 온도가 전립선의 요도괄약근을 자극하고 방광의 기능을 저하시켜 배뇨장애가 악화되기도 합니다. 특히 겨울에 감기에 걸려 무심코 감기약을 먹었을 때 이러한 배뇨 곤란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감기약에 들어 있는 콧물 억제 성분이 요도근의 긴장을 지나치게 높이게 되면, 소변이 밖으로 배설되지 못하는 ‘요정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환자는 아무리 힘을 주어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결국 응급실을 찾아 소변줄을 차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더운 여름철에도 실내 냉방으로 인해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속되는 냉방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냉방병 또는 여름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텐데, 이 때 감기약을 잘못 복용하면 앞서 이야기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기약뿐만 아니라 잦은 음주 역시 배뇨 곤란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은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방광을 자극하고 전립선을 수축시켜 배뇨를 더욱 힘들게 합니다. 맥주를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찾게 돼 소변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사실 이러한 작용은 이뇨작용이 활성화되는 것일 뿐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에게는 오히려 배뇨 기능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이러한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노화의 일종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50대의 중년에 이르면 본인의 전립선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전립선 초음파 검사 또는 본인의 소변 배출 속도를 측정하는 요속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합니다. 또한,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국내에서 점차 증가하는 만큼, PSA 등의 전립선 암 수치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환자가 견딜 만한 수준인 경우, 우선 경과를 지켜보면서 치료방법을 결정합니다. 식이요법, 수분 섭취량 조절 등을 통해 배뇨습관을 개선하고, 필요시 일차적으로 약물치료가 이뤄집니다.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며,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 또는 KTP레이저 치료가 주로 시행되는 치료법입니다.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출혈, 요도협착 및 요로감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KTP레이저는 전립선조직을 효과적으로 태워 없애고,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보다 합병증 발생 빈도가 낮아 현재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장기간의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스스로가 배뇨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전립선비대증은 심해져 있을 수 있습니다. 이미 커져버린 전립선비대증은 약물치료만으로는 크기를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소 배뇨습관 및 변화를 유심히 확인하고 정기적인 전립선 검진을 받으셔서 노년까지 건강한 삶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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