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리 앞에 장사 없다
2013년부터 이어져 온 부동산시장의 큰 상승 사이클을 지나면서 맞이하는 급격한 하락세에 매도자·매수자 모두 심히 당황스럽다. 지난여름만 해도 단지별 1~2억씩 하락한 급매가격이지만 급매물만 해소되면 가격이 안정화되리라는 집주인들의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급급급매’에도 반응하지 않는 시장상황은 ‘거래실종’에 가깝다. 급한 매도인은 집을 못 팔아 안절부절이고 매수자도 떨어지는 가격칼날에 손을 베일까 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다.
아파트 가격지수를 보면 3분기까지 약한 상승세였던 분당구(104.882→102.978)는 하락세로 전환되었고 수정구(106.168→104.022), 중원구(104.855→102.978)의 가격하락은 보다 심화됐다.
성남시 주택거래량은 319건(‘22.8)으로 단기고점인 1,191건(‘2.10) 대비 26%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간 없던 미분양주택도 8월부터 75건 발생됐으며 주택사업경기 전망지수도(9월 전국기준) 47.8%로 전월대비 –2.8%P 하락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았던 분당구도 서현동 ‘A아파트’ 전용 85㎡형은 8월 12억7천만 원(1층)에 거래돼 5월 16.5억 원(8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20% 하락했다.
대단지인 위례 ‘B아파트’ 전용 84㎡형은 8월 15억(15층)에 거래돼 6월 17억3천(3층)보다 로얄층임에도 2억3천만 원 하락했다.
단독주택도 인기 재개발지역인 수정구 ‘C구역’ 내 단독주택은 20평 기준 6억9천만 원에 거래돼 작년 가을 8억5천만 원 수준에서 가격 하락했다.
2. 상반된 전세와 월세시장
지난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기 도래로 인해 전세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3분기 들어 전세시장은 ‘안정세’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월세가격 상승세는 이와 매우 대조적이다.
2022년 9월 전세가격지수는 99.678로 지난 7월(101.042)에 비해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으나, 월세가격지수는 101.846로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올해(1~9월) 경기지역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5% 증가(14만538건)한 반면, 월세 거래량은 무려 35.6% 증가한 9만8,170건을 기록했다(경기만랩 보도자료).
이러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임차인 입장에선 매달 일정금액을 내는 월세는 일종의 고정금리 대출로 금리인상기에 합리적 선택이며, 집값이 하락해서 전세금을 떼일 수 있는 걱정도 덜 수 있다. 하반기에도 월세화 현상이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보다 많다.
또한 공급 측면에서도 원도심에 들어서는 8천 세대의 대규모 입주 물량은 성남시뿐만 아니라 인접 광주시까지의 전세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22년 9월 하늘채 랜더스원(2,411세대) , 22년 11월 이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5,320세대) 입주 예정)
3. 터널의 끝은 언제일까?
금리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지방도 수도권도 강남도, 주택도 토지도 상가도 얼어붙고 있다. 우리는 7~8%의 고금리를 처음 맞닥뜨리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실로 경험해보지 못한 상승 속도다.
‘로켓처럼 쏘아 올려진 금리는 깃털처럼 살랑살랑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한다. 지금으로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 반전의 시기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당분간은 시장 반전의 계기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적어도 금리를 더 올리지는 않는다는 시그널과 부동산시장 규제완화가 이루어졌을 때가 반전의 모멘텀이 온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의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실수요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학 용어인 재화의 ‘교환가치’와 ‘사용가치’를 통해 생각해보자. 12억 아파트가 10억에 팔리면 재화의 ‘교환가치’는 하락됐지만 주택에서 누리는 주거만족도인 ‘사용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내 집 앞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면 재화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는 같이 하락될 것이다.
지금은 ‘투자자산으로서의 주택’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의 사용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다. 지금 당장의 집값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집에서 누릴 수 있는 교통, 환경, 교육, 안전 등의 주거환경과 이러한 인프라의 발전가능성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용가치는 재화의 본질인 펀더멘털에 가깝다.
성남시를 돌아보자. 성남시는 1기 신도시 재정비 외에도 2030 도시계획에 따라 노후한 원도심 정비사업이 3단계에 걸쳐 진행 중이며, 제2,3 판교테크노밸리 등으로 도시자족기능을 확충하고 있다.
또한 공공개발사업(복정·신촌·고등)과 교통망개선 추진(위례트램·지하철8호선 연장)을 통해 2030년 110만 명의 상주인구를 목표로 하는 첨단 그린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상승기에도 하락기에도 시장은 항상 과잉대응한다. 지금도 주택의 실수요는 계속 발생되고 있으며 불황으로 유보된 실수요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재화의 내재가치를 알아보는 자신만의 인사이트(insight)가 절실할 때다.
기고: 한국부동산원 성남지사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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