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45분: 제1공단근린공원에 들어섰다.
공단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공원에 햇살이 보슬비처럼 부드럽게 내리고 있었다. 공원 가장자리에 놓인 벤치 위에 그늘막이 쳐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공원이 만들어진 지 1년 정도라 아직 그늘이 많지 않다. 그것을 생각해서였을까. 벤치 위에 햇빛 가림막을 두었다.
야외음악당 쪽으로 걸어가니 객석에 선베드가 있다. 뒤쪽에는 달이 내려앉은 듯한 조명이 있고. 보슬비 같던 햇살은 그늘에서 햇빛을 볼 때의 착각이었나 보다. 선베드에 누워 하늘을 보니 햇살이 너무 강해 눈을 뜨기 어려웠다. 노을 질 때 누워 하늘을 보면 좋겠다.
오전 10시 8분: 돌계단에 물이 흐르는 케스케이드 분수가 나오고 있었다. 아직은 햇살이 따가워 분수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성남시박물관 체험동 옆에는 운동기구도 있다. 잔디밭에서 하는 운동이라니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겠다.
케스케이드 분수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갔다. 난간에 시각장애인 안내표시판이 붙어있다. 노약자도 불편하지 않게 경사가 완만하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보행자 육교에 다다랐다. 육교로 걸어 올라가면 희망대공원이다. 보행육교는 전망 맛집이다. 보행육교에서 제1공단근린공원을 내려다보니 아기자기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단대오거리역 주변의 활기도.
오전 10시 23분: 희망대공원에 도착했다. 정자에 누운 어르신의 부채질하는 모습이 꽃에 앉아 천천히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나비 같았다.
역시 아직은 분수가 시원하다. 벽에 흐르는 분수가 힘차다. 희망대공원에는 그늘이 있다. 길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반갑다.
희망대공원의 특징은 계단. 계단으로 오를 것인가 계단참에 난 길로 돌아 오를 것인가 선택하기. 계단을 외면하고 돌아 올랐다. 희망대공원을 알리는 공원 표지석. 이제 다 올라왔구나 싶다.
오전 10시 47분: 그늘에 앉아 쉬었다. 쉬엄쉬엄이긴 하나 한 시간 가까이 걸었다.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은 그 뜨거운 볕을 오롯이 받아야 하니까. 가지를 뻗은 나무를 한번 쳐다보고 일어섰다.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
오전 10시 57분: 공원 안에 경기성남교육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빌려 나와 공원에서 책을 보는 것도 무척 좋겠다.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희망대공원 안에는 도서관이, 제1공단근린공원에는 성남시박물관이(전시동은 2026년 개관예정) 있다. 독특한 두 공원이 나란히 자리 잡고 단대오거리역 주변 바쁜 일상을 다독인다.
햇살은 따가워도 남천, 단풍잎의 색이 붉어지고 있었다. 공원 옆에 또 공원. 산책하며 이야기에 물들고 긴 추석 연휴 동안 성남의 가을에 물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취재 박인경 기자 ikpark94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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