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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 우리가 널 도와줄게!

  • 관리자 | 기사입력 2011/10/25 [13:04]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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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귀찮고 재미가 없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인 성준이는 두 달 전부터 쉽게 화를 내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 학교에 결석하는 날이 많았다. 

부모님은 성준이가 어렸을 때 이혼을 해 어머니와는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고, 지방 출장이 잦은 아버지는 가끔씩 집에 올 때면 술을 마시고 성준이에게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 아버지가 가기 전까지 집 밖에서 지내는 날도 많았다.

성준이는 창피해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했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다. 성준이는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비관적인 생각이 들어 자살을 시도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성준이를 주로 키워 주고 계시는 할머니는 어떻게 성준이를 도와주어야 할지 몰라 걱정만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센터를 알게 돼 방문했다.

청소년은 인생에서 가장 찬란히 빛나는 시기이지만, 실제로 많은 십대들은 슬프거나, 시들어 있거나, 아니면 화가 많이 나 있다. 사춘기가 되면서 갑자기 증가하는 호르몬과, 또 그만큼 갑자기 자라나는 마음과, 저마다의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서 아이를 돌봐 줄 여유가 없는 주변의 어른들과, 해내야 하는 공부와 치열한 경쟁,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다. 

그래서 청소년 시기에 우울증은 그리 드물지 않다. 빠른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 때 처음 우울증을 겪게 되며,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더 많아진다.

어른들이 우울증에 걸리면 주로 기분이 슬프고 가라앉는 것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반면, 어린 청소년은 ‘우울하다’는 기분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성준이처럼 귀찮고, 재미와 즐거움이 없고, 자기 자신과 앞날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느끼는 것이 주된 문제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비관적인 것을 넘어서 ‘그냥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는’ 무기력한 상태가 되기도 하며, 이런 경우 학교를 거부하고 그나마 약간의 재미가 느껴지는 게임이나 만화책에 몰입하기도 한다.

자살 시도는 청소년 우울증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실제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분명하게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모와의 다툼, 가정 내 폭력, 그리고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우울을 자살 시도로 이끌어가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다행히 성준이의 할머니는 현명한 분이었다.
우울한 청소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를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 항상 아이의 편이 되어 주고자 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비판하지 않고, 밀어붙이지도 말고 아이의 말을 들어 주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많은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다.

우울이 2주 이상 오래 지속되거나 성준이처럼 가족이 아이를 돕기에 역부족이거나, 생활의 리듬이 깨져 있거나, 아이가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면 누군가 더 집중적으로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어떨 때는 약간의 항우울제가 무기력에 빠진 아이로 하여금 첫발을 떼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편견은 어디에나 있지만 항상 옳지는 않으며, 혼자 문제를 부여잡고 있는 것보다는 도움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인 경우가 많다.


성남시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751-2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