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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딸이 아들을 낳았다. 요즘 내 하루는 손자의 울음소리로 시작해 잠든 얼굴로 끝난다. 얼마 전, 딸이 말했다. “엄마, 요즘은 육아도 브이로그야.” 브이로그가 뭔지는 안다. 다만 ‘어떻게 하는 건지’는 늘 누군가의 손끝을 빌려야 하는 쪽이다.
처음에는 카메라 켜는 것부터가 조심스러웠다. 잘못 누르면 꺼질까 봐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찍고 나면 저장이 되었는지 확인하느라 같은 버튼을 몇 번씩 다시 눌렀다. 그럴 때마다 딸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지금 잘하고 있어.”
손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표정을 바꾼다. 아무 일도 없는데 갑자기 웃고, 잠든 줄 알았는데 눈을 번쩍 뜬다. 나는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서툰 손으로 화면을 따라간다. 하품하는 장면, 손가락을 꼭 쥐는 순간, 이유 없이 웃는 표정까지.
한 번은 손자가 트림을 시원하게 했는데, 내가 너무 감탄해서 이렇게 말했다. “이야~ 이건 거의 예술이다!” 그 장면을 다시 돌려보다가 혼자 박수를 쳤다. 댓글도 없는데, 내가 먼저 감동한 셈이다.
요즘은 조금 요령이 생겼다. 찍고 나서 제목도 간단히 적어 보고, 짧게나마 설명도 붙인다. 아직은 손이 느리고, 가끔은 버튼 하나에 한참을 고민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중요한 건 기록이니까.
나는 여전히 완벽한 브이로거는 아니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담아내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손자의 오늘을 남기면서, 내 오늘도 함께 기억되는 기분이 들어서다. 아마 이 브이로그는 나중에 손자가 자라서 보게 되겠지. 그때 나는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그때 할머니가, 너를 참 열심히 담았단다.”
독자 글 | 보내실 곳 <비전성남> 편집실 전화 031-729-2076~8 팩스 031-729-2080 이메일 sn997@korea.kr 2026년 8월 12일(수)까지 보내주세요.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 드림) 저작권자 ⓒ 비전성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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